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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8282035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3-06-15
책 소개
목차
서울, 떠나서 돌아오지 않으려 했다
낯선 베를린, 별다르지 않은 나날들
나는 누구를 따라 떠나온 것일까
여행을 계속할 이유를 찾다
하녀방에서 파리에 물들다
바람을 따라 카미노를 걷다
중동의 사막에서 별을 바라보다
또다시 아디오스, 카미노!
피니스테라, 정말로 길이 끝났다
맨발로 인도를 걷는다
다시 서울, 나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에펠탑은 파리 어디서나 조금씩이라도 보여서, 잠시 스쳐 지나가면서도 보게 된다. 그렇게만 봐도 참 예쁘다. 하지만 나는 ‘몇 시간 동안 한자리에’ 서서 가만히 지켜보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구름 사이를 지나다가, 햇빛에 반짝이다가, 노을 따라 분홍색으로 물들다가, 노란 불빛이 조금씩 켜지며 밤하늘 사이로 반짝거린다. 모두 다른 풍경이지만 전부 다 에펠탑이다. 한자리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해가 지고 밤이 될 때까지 그냥 보기만 한다.
바이마르에서는 어둡고 비 오는 날만이 계속되었다. 그곳에는 화려하거나 세련된 건물, 색색의 정원은 없다. 채도가 낮은 낡은 벽과 돌길만 있어서 더욱 쓸쓸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곳곳에 괴테의 동상이 자리하고 그와 연인의 집이 있다. 아이스크림 하나 들고 아기자기한 꽃밭 근처를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이마르를 괴테가 사랑한 도시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것일까.
어느 음악학교에서 학생들의 공연을 보았다. 오르간과 두 개의 현악기로 이루어진 작은 연주회였다. 많은 사람이 찾아와 오후를 함께 보낸다. 캐나다에서 오신 옆자리의 할아버지는 이곳에 있는 국제학교 선생님이다. 까만 양복과 하얀 수염이 정말이지 잘 어울린다. 커다란 풍채만큼이나 따뜻한 인사를 건넨다. 언젠가 꼭 캐나다에도 가서 그림을 그려달라는 말과 함께 내가 문밖을 나설 때까지 손을 흔들 만큼 내 그림을 좋아해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