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159656
· 쪽수 : 228쪽
책 소개
목차
수신지 비행기를 타기 전에
이연 태양계 여행
김신지 잠시 다른 인생을 사는 기분
임진아 혹시, 한국 분이세요?
서한나 카페 사이공
오하나 쓸쓸한 마음, 그럼에도 밝은 쪽으로
고수리 돌아보면 반딧불이 같은 추억일 거야
서해인 구글 지도와 어떤 돌봄노동
봉현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이다혜 사라진 감각과 선호에 대하여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나는 여전히 혼자를 고수했다. 사람 속에 파묻혀 지낼 때면 느끼는 고유의 멀미 때문이다. 웃고 있지만 지겹다는 생각,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끔찍하다는 생각, 그냥 홀로 누워 완전히 고립되고 싶은 생각. 그게 내가 늘 홀로 떠난 이유였다. 내게 여행은 낭만이 아니라 도피에 가까운 행위다. 여행지에서는 연락도 안 오고, 내가 이연인지 누구인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약속을 잡을 가까이 사는 친구도 없다. 그러면 모든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사람 사이에서 지칠 때쯤 그런 자유를 갈망하게 된다. (이연 「태양계 여행」 중에서)
살면서 힘든 일이 생기면, 버티기 힘든 순간이 찾아오면, 이 마을에 다시 와야겠다고. 내가 이런 삶을 원했던가? 싶어지는 순간, 사는 일이 끝없는 숙제처럼 느껴지는 순간 우리에겐 고요하고 평화로운 여행지가 필요할지 모른다. 아, 눈앞의 이 삶이 전부가 아니지, 느끼게 해줄 여행지가. 슬픔과 후회에 너무 오래 발목 잡혀 있기엔 그래, 삶에는 다른 좋은 일도 많지, 생각하게 만들어줄 여행지가. (김신지 「잠시 다른 인생을 사는 기분」 중에서)
한국인이시군요. 여긴 왜 오셨어요. 네. 이 집 메뉴판 어렵죠. 그것 때문에 내가 또 일을 더 하고 있고…… 아무튼 설명해드릴게요. 일본어 사용 안 하니까 억양 좀 내릴게요. 안주는 꼭 하나 시켜야 하는데요. 감자튀김이 여기서 제일 괜찮아요. 그리고 맥주는…… 그냥 기본 맥주 한 잔 시키세요. 그게 나아요. 오래 있을 곳은 아니에요. 글쎄, 이 장면은 나를 몇 번이고 개운하게 만든다니까. (임진아 「혹시, 한국 분이세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