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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언어학
· ISBN : 9788998408367
· 쪽수 : 262쪽
· 출판일 : 2021-12-30
책 소개
목차
서문 ― 5
1장. 공공언어와 인권
- 쉬운 공공언어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 / 이건범 • 한글문화연대 대표
1. 하트 세이버와 ‘Kiss & Ride’ ― 17
2. 우리의 관심사는 공공언어 ― 19
3. 공공언어에 대한 ‘간섭’은 정당하다. ― 24
4. 쉬운 공공언어가 알 권리를 지켜준다. ― 27
5. 외국어 능력 차이가 차별로 작동하는 구조 ― 32
참고 문헌 – 38
2장. 정치적 행위로서의 언어
- 사회언어학에서 바라본 한국의 영어 문제와 공공언어 수월화 / 박성열 • 싱가폴국립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1. 언어란 무엇인가? 정치적 행위로서의 언어 ― 41
2. 언어 선택의 정치성: 한국 사회에서 영어가 갖는 의미 ― 49
3.영어와 공공언어 수월화: 사회적 연대로서의 국어운동을 위하여― 56
3장. 시민의 권리를 위해 영미에서 일어난 쉬운 영어, 쉬운 언어 운동/ 방민희 • 상명대학교 계당교양교육원 교수
1. 역사와 문학 속의 쉬운 영어 ― 69
2. 영국 ‘쉬운 영어 운동’의 인본주의 ― 73
3. 미국 쉬운 언어 운동의 실용주의 ― 95
4. 쉬운 영어/쉬운 언어 운동 기관 누리집 소개 ― 109
5. 맺음말 ― 112
참고 문헌 ― 114
4장. 프랑스의 공공언어 정책
- 시민성과 언어권을 향하여 / 이현주 •인천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
1. 문제 제기 ― 129
2. 역사적 배경: 언어와 시민권 ― 134
3. 쉬운 공공언어 운동과 공공언어 단순화를 위한 방향성 위원회(COSLA) ― 146
4. 맺음말 ― 165
참고 문헌 ― 167
5장. 차별과 배제 장치로서의 말, 그리고 말의 평등 / 정태석 • 전북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1. 사회가 변하면 말도 변한다. ― 174
2. 말의 사회적 변화는 그저 자연스럽기만 한 것일까? ― 177
3. 세계화와 정보화 시대 말의 사회적 변화 ― 181
4. 차별과 배제의 장치가 되는 말 ― 184
5. 말의 평등을 위한 방안들 ― 187
참고 문헌 ― 192
6장. 민주공화국의 이념과 공공언어 / 장은주 •영산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정치철학)
1. 들어가는 말 ― 195
2.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의 이념 ― 199
3. 새로운 귀족정의 대두와 언어 ― 213
4. 민주공화국의 이념과 공공언어 ― 222
5. 맺는말 ― 227
7장. 한국어의 다양성과 언어 민주주의 / 강미아 •미국 요타밸리대학교 교수(교육학)
1. 지금은 초다양성 시대 ― 236
2. 샌드위치 한국어 ― 239
3. 세상에, 한국어가 이상해지고 있다! ― 244
4. 틀린 한국어, 다른 한국어 ― 250
5. 내가 바라는 한국어 ― 255
참고 문헌 ― 260
저자소개
책속에서
▶ 서문에서
이 책은 “언어는 생물이다.”라는 언어 자유주의자들의 믿음에 대한 반론이자, 살아 움직이며 변화하는 언어를 내뱉는 ‘주체, 사람’에 대한 전면적 인식을 촉구하는 탐구이다. 언어로 표현되고 언어로 형성되는 사회적 관계, 특히 갑-을, 능력자-무능력자, 지배자-피지배자, 상류-하류, 중앙-지방 따위 인간관계를 인식하고, 이런 사회적 관계 속에 박힌 차별과 지배 구조를 약화할 방안을 함께 고민하자는 제안이다. 나의 언어에만 간섭하지 말아 달라는 태도를 넘어서서 우리 사회 누구든 말 때문에 차별당하며 굴욕감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책임 있는 시민의 눈으로 공적인 언어를 바라보자는 권유이다.
…
학계나 전문 직종에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영어 능력 차이는 자연스럽고 불가피하며 큰 문제도 아니다. 문제는 국가와 언론 등 공적 영역에서 영어를 남용함으로써 일반 국민이 공적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드는 세태이다. 우리는 국가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국가’라는 정치공동체의 표현을 우리의 방식대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공공언어에 대해 국민들이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공공언어의 생산자들이 제멋대로 말하게 놔두어서는 안 된다.
언어 자유주의자들은 이런 시도가 쓸데없는 간섭이라며 때려치우라고 우리 활동에 간섭하겠지만, 우리는 이것이 진정으로 표현의 자유를 넓히는 첫걸음이라고 믿는다. 표현하려면 알아들어야 하는데, 공공언어에서 남용하는 외국어 단어는 일반 국민의 정보 접근을 방해한다. 그리고 한국어가 공용어인 나라에서 공용어만으로는 소통하기 어려운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게 만든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공공언어를 쉽게 써야 하는 까닭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았다. 영국과 미국, 프랑스의 사례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말의 변화에 관심을 가진 모든 분에게 즐거운 생각 여행을 떠나게 해주리라 기대한다. 우리는 정부 관공서와 언론에서 사용하는 공공언어에 대해 그 자리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국민 모두가 새로운 철학적 고민을 시작하길 바란다. 이제는 공공언어가 우리 공동체 모두의 인권, 특히 알 권리와 차별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볼 때이다.
언어의 품질이 높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고상해야 하는가, 현란해야 하는가? 내가 보기엔 1차로 의사소통의 장벽이 없어 공동체 성원 누구나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연장이 된다면 일단 그 언어는 기본 품질을 갖춘 것이리라. 더 나아가 새로운 문물과 기술과 현상과 느낌을 마음껏 새말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 언어의 품질은 높다고 할 수 있으리라. 즉, 첫째는 수월화이고 둘째는 풍부화이다. 현재 한글문화연대는 수월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문제가 아직까지는 언어 인권 차원에서 보호해야 할 가치이기 때문이다. 개인 차원에서 수월화의 과제는 교육을 통해 성취되겠지만, 사회 차원에서 수월화는 외국어 남용을 줄이고 새로운 외국어 신조어를 바로 우리말로 바꾸는 일에 달려 있다.
그럼에도 외국어 능력의 차이에 따라 생기는 언어 장벽을 아직 우리는 차별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차별과 혐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인권 감수성은 최근 들어 상당히 높아졌다. 언어에 대한 인권 감수성에서도 ‘벙어리, 깜깜이, 김치녀’ 따위 차별어와 혐오 표현에 대한 비판은 쉽게 사회적 공감을 얻어간다. 하지만 공공영역에서 일어나는 외국어 남용을 국민의 알 권리에 대한 제약으로, 의식하기 힘든 차별로, 그리고 인권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은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는 사대주의 정서도 뿌리 깊지만, 그에 더해 능력주의의 폐해가 크게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