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미식가의 집, 까사구르메

ㅣPrologue l
사람, 사랑, 맛이 있는 공간
바르셀로나 미식가의 집 ‘까사구르메’ 06

어느 노신사의 점심 식사 018
잊을 수 없는 까사구르메의 첫 손님 036
까사구르메의 연인들 052
나만의 특별한 월요일 아침 072
영혼과 몸을 어루만지는 음식, 미역국 080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해라 088
까사구르메의 진상 손님들 100
티노를 찾아서 114
건축가 남편과 요리사 아내의 꿈 132
열흘, 뉴욕이 우리에게 허락한 시간 142
손님 초대의 정석 152
자매의 두 번째 프로젝트 ‘따빠스구르메’ 168
요리할 땐 확신이 필요해 184
육개장에는 고사리를! 198
착한 균이 살아 숨 쉬는 천연효모빵 204
호박에서는 호박 맛이, 감자에서는 감자 맛이 나야 212
나의 그녀를 위한 특별한 식탁 224

l Epilogue l
미식가의 집, 그 두 번째 공간 ‘따빠스구르메’로 초대합니다 236

l P. S. l
무차스 그라시아스! 240

l About Barcelona l
바르셀로나에서 한번 살아볼까? 246
카탈루냐의 자부심 ‘FC 바르셀로나’ 258
발코니로 보는 스페인 사람 262
걷고 싶은 도시 바르셀로나 268

l Memories in Casa Gourmet l

바르셀로나, 이곳에서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그토록 아팠던 기억들이 아주 희미해지고, 점점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무엇보다도 나의 가장 좋은 치유제인 요리를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스페인 요리로 인해 나는 ‘나’를 되찾았고, ‘삶’의 다양한 맛을 체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비로소 인생을 알게 되었다.

요리가 나가고, 와인 잔이 비워지고 다시 채워지고……. 드디어 돼지 볼살 요리가 나갈 차례였다. 세심하게 플레이팅을 마친 후 접시를 들고 조심조심 테이블을 향해 나가는데 내 눈에 확 들어오는 뭔가가 있었다. 그건 너울거리는 촛망울을 보며 사랑의 불꽃을 내뿜는 눈빛도 아니요, 두 손을 꼭 마주잡고 그윽하게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도 아니었다. 그건 발이었다! 테이블 위로 보이는 그들의 얼굴은 덤덤해 보였으나, 테이블 밑의 그들의 발은 입이라도 맞추듯 서로 포개어져 있었다. 그나저나 다행이었다. 아니 사실은 꽤 흐뭇했다. 결국 당신들도 까사구르메를 다녀간 러블리 커플 중 하나이고 기억에 길이길이 남을 커플로 등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