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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은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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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시피 카페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미시시피 카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8778057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15-04-20

책 소개

라디오 작가로, 시나리오 작가로, 그리고 소설가로, 장르를 바꿔가며 다양한 글쓰기에 전념해온 오정은 작가의 장편소설. '블랙홀과 화이트홀이 된 사람들'이 겪게 되는 청천벽력 같은 사건을 능청스런 시선으로 유쾌하게 그려 냈다.

목차

-Chapter 1.
경고: 계절과 외로움은 함부로 타지 마시오.
놀이기구가 아니므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음.

-Chapter 2.
허황된 사랑은 그 어떤 노력을 기울여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인어공주의 교훈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Chapter 3.
자동차나 비행기는 블랙박스에, 멸치는 귀 속의 '이석'이라는 물질 속에 생의 이력을 저장해 놓는다. 그렇다면 사람은?

-Chapter 4.
노르아드레날린: 나쁜 감정을 기억으로 번역하는 일을 하는 물질. 그의 번역 덕분에 우리는 나쁜 일을 더 오래 기억한다.

-Chapter 5.
신이 당신의 인생을 기획했다 하더라도, 수정과 각색은 당신 손에 달려있다.

-Chapter 6.
인생에 바닥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야. 구멍 난 인생은 아니라는 소리잖아?

-Chapter 7.
당신의 바닥과 바닥이 맞닿아야만 시작할 수 있다, 기도.

-Chapter 8.
눈과 눈 사이의 거리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머리와 가슴 사이의 거리이다.

-Chapter 9.
곰돌이 푸우가 바지를 입고 나타나자, 친구들은 물었다.
“그럼 넌 그동안 바지 벗고 다녔던 거야?”

-Epilogue.

저자소개

오정은 (지은이)    정보 더보기
애니메이션 <뽀로로> <구름빵> <장금이의 꿈> <헬로카봇> <두리둥실 뭉게공항> <마법 천자문 극장판> <소피루비> <내친구 코리리> <머털도사> 등의 대본을 썼으며, 소설로는 <환다지> <마시시피 카페> <경계의 증언> <연풍당 수블아씨>가 있다. 제주의 풍광에 반해 제주도로 이주한 후 ‘하루 한 번 바다 보기’를 실천하고 있으며, 드라마 제작이 확정된 ‘경계의 증언’의 대본과 포레스트 어글리 애니메이션 대본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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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 거북이의 고향이 어딘지 알아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태양을 등지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그림자는 이제 막 기연의 소유가 된 거북이들에게 손 인사를 하더니 기연과 나란히 서서 수족관 안을 들여다보았다.
“미시시피 강이에요. 이 거북이는 붉은귀거북이라는 종이죠.”
갑자기 붉은귀거북에 대한 경외감이 들었다. 낯선 나라의 낯선 강물에서 온, 이국의 손님이라니.
“와. 우리 집에 귀한 손님이 왕림하시게 생겼네요.”
그제야 돌아본 남자의 옆얼굴은,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조각보다 더 반듯하고 아름다웠다. 아, 심장마비란 이럴 때 오는 거구나.
“이렇게 작을 땐 귀엽죠. 그런데 그거 알아요? 수족관 주인은 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 이 녀석들이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먹이를 안 줬을 거예요.”
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서라고? 수조 물은 이미 폐수 수준으로 걸쭉한 상태였다. 남자는 그녀의 마음을 읽었는지, 눈가에 주름을 잡으며 웃었다.
“물이 이렇게 된 건 먹이 때문이 아니라 생리현상 때문이에요. 집에 가서 먹이를 많이 주고, 사랑으로 키우다 보면 거북이는 무럭무럭 자라, 그쪽 얼굴만큼 커질 겁니다.”
“에에? 우리 집 욕조에 넣고 키워야 하겠네.”
“그렇게라도 해주면 고맙지요. 안타깝게도 어릴 때 귀여움을 받던 거북이 대부분은 커지고 나서 야생으로 다시 방출되고 만답니다. 징그럽다고요.”
“아!”
그때 남자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남자는 작별인사를 하듯 손을 흔들고는 빛 속으로 사라졌다. 아쉬움에 한참 동안 그가 사라진 방향을 쳐다보고 있는데, 다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키우기 어려워지면, 고향으로 돌려보내 줄래요?”
미시시피 강으로?
“아름다운 곳이에요. 가보면 아마 반하게 될 겁니다.”
남자는 다시 사라졌다. 그날, 그녀는 직장을 잃고, 대신 거북이 두 마리와 이름 모를 남자의 잔상을 얻었다. 남자의 이름은 그냥 “미시시피”라고 부르기로 했다. 수족관에 남겨둔 한 마리의 거북이에 생각이 미친 건 자정이 다 되어서였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새 세상으로 가고 자기만 남겨질 때의 기분은, 다른 동료들은 모두 남아있는 상태로 혼자 방출된 기연의 기분과 비슷하리라. 더러운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던 녀석의 마지막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 이미지는 곧 거북이에 대한 그녀의 부족한 지식을 살찌워준 반듯한 인상의 남자 ‘미시시피'의 이미지로 대체되었다. 그것이 그녀가 가진 동정심의 한계였다.


새벽의 광화문 거리에서 반나체의 상태로 누워있는 남자를 발견하는 것은, 종로 한복판에서 행진하는 거위가족을 만나는 것만큼이나 확률이 낮은 사건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 일이 새벽 5시 15분경,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서 일어났다. 정확히는 이순신 장군 동상과 그것이 바라보이는 벤치 사이의 공간에서.
벤치에서 뜨개질하던 노부인이 돋보기안경 너머로 그 광경을 목격하고 조용히 그 남자를 깨웠지만, 줄무늬 팬티만 걸친 남자는 정신을 차리면서부터 비명을 질러댔다. 덕분에 주변의 시선(이라고 해봤자 몇 안 되지만)을 한몸에 받게 된 그는 공연음란죄에 의해 처벌받을 위기에 놓였다. 남자를 최초로 목격한 노부인은 ‘팬티차림으로 누워있는 남성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고로 이 청년은 공연음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리로 관계 법령에 의한 처벌 위기에서 구해냈지만, 남자는 경찰서에서 풀려난 후에도 여전히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그에게는 지난 5주간의 기억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남자를 최초로 목격한 노부인은 그 남자에게 뜨거운 국밥 한 그릇을 사 먹이며 국밥보다 더 낯 뜨거운 질문들을 퍼부어댔다. 마지막 오지랖까지 발휘해 줄무늬 팬티의 사내를 그의 아버지에게 인계한 그녀는 부자의 서먹한 재회를 뒤로하고 골목을 걸어 내려오며 중얼거렸다.
‘이거, 사람도 가능하잖아!’


‘그런데 나,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겨우 회사에서 해고당한 것 하나로, 오래 숙성돼 이제 제대로 발효 중인 자신의 꿈을 버려버렸다. 그 안에 유산균처럼 들끓고 있을 청춘의 아우성이 그대로 인생의 쓰레기통에 처박힌 셈이다. 그것을 일깨워준 것이 10년 만에 기연 앞에 나타난 우완인지, 느닷없이 기연의 인생에 등장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상대가 되어버린 김춘분 여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제부터 나, 뭘 해야 하지?’
짧은 스커트와의 ‘이단 합체’를 감행한 레깅스와 하이넥 점퍼 차림의 여자가 긴 머리를 너풀거리며 그녀 앞을 지나갔다. 그녀의 얼굴을 스치는 긴 머리카락이, 정신 차리라는 채찍질처럼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에 24시간 편의점에 들러, 자신의 기획안을 우완에게 택배로 부쳤다. 간단한 쪽지와 함께.
<이건 내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 하지만 너 역시 거짓말은 아니었다고 생각해. 더 중요한 건, 넌 이 기획안을 현실로 만들 수 있고, 난 그럴 수 없다는 거. 그러니까, 좋은 작품으로 만들길 바라, 연우완. 이거 이제, 네 기획안이다.>
택배비를 지불하고 편의점을 나오면서, 기연은 언젠가 책에서 읽은 탈출속도에 대해 생각했다.
어떤 천체의 표면에서 물체를 쏘아 올린다고 했을 때 그 속도가 작으면 물체는 떨어지지만, 일정 속도 이상으로 쏘아 올리면 우주로 영원히 날아갈 수 있다고 한다, 천체의 중력을 이기고. 이 속도가 바로 탈출속도이다.
탈출 속도는 전체의 질량이 클수록 커진다. 태양을 탈출하려면, 지구를 탈출하는 것보다 무려 60배 정도의 탈출속도가 필요하다. 태양이 그만큼 더 강한 중력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쥐고 있는 셈이다.
지구에도 마찬가지의 법칙이 작용한다. 태양처럼 힘 있는 자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쉽게 빼앗기지 않는다. 그러나 지구보다 더 작은, 우주의 먼지 같은 우리는 미약한 탈출속도로 인해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잃고 만다. 청춘을 바친 꿈도, 내 머릿속의 아이디어도, 사랑도. 힘없이 그것을 쥐고 있는 손만 아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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