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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8853341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0-01-05
책 소개
목차
그림자를 그리는 남자 / 7
바다로 간다 / 47
봄이 끝날 때 / 97
누웠던 자리 / 159
물의 꿈 / 199
달이 무늬 / 241
가족에겐 가족이 없다 / 275
딸꾹질, 멎지 않는 / 307
해설_환(幻), 눈물겨운 숨고르기의 시간 또는 희망/변지연 / 344
작가의 말 / 359
저자소개
책속에서
만지면 부서질 듯, 병원 로비에 들어앉은 햇살을 무연히 바라보는 누나를 보니, ‘감사’라는 낱말이 문득 떠올랐다. 로비 문이 열리자 햇살 조각이 튕겨 나와 누나의 반 쪽된 얼굴을 어루만졌다. 불현, 뺑소니차가 생각났다. 그 사람도 잘 지내고 있을까? 차 안 어둠 속에서 아스팔트에 팽개쳐진 나를 지켜보던 그도, 햇살을 잘 받고 있을까? 그에게도 햇살이 환히 비추었으면 좋겠다. 아니, 그도 지금 빛을 받고 있을 것이다. 햇살은 누구에게든 고루 빛을 비추어줄 테니까.
마음은 없어요. 깊은 병 들어보니 잘 알겠어요. 몸 외엔 모두 거짓이에요. 수시로 아파오는 몸만이 진실이에요.
노래라도 부르는가, 아버지는 장구채를 마이크처럼 입에 대고 꺼이꺼이, 아버지 식의 노래를 불렀다. 자기 노래에 취한 아버지, 어깨가 으쓱으쓱, 목걸이가 출렁거리는 할아버지의 영정도 으쓱으쓱, 그 모습을 바라보는 식구들도 아버지가 넘어질까 아버지 곁에 다가가 어, 어, 추임새를 넣어가며 덩실거린다. 기억이 없는 아버지, 갓 태어난 아이 같은 아버지를 바라보니 울컥, 소화 안 된 육적이 식도를 차고 올라온다. 숨길이 어긋났는지 준수는 딸꾹질을 터뜨린다. 연길에서 본 형이 그대로 아버지에게 들씌워진다. 준수의 딸꾹질은 멈추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