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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1215588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2-11-18
책 소개
목차
나 없는 내 몸
인형 울음소리
토막 난 멜로디
쓰러진 시간
붉은 꽃은 구름 되고
비나리 비나리
의심의 의도
노래를 지켜줄 사람
물너울에 녹아든 소리
제때 제자리 제대로
솟아오르는 샘물
한 수 던지다
음악은 어머니처럼
강에서 강아지 울음
어둠에 쓰고 빛에 토하다
그는 나다
선인장의 세월
풍선을 타고 여행 떠나듯
노래가 노는 자리
마침내 터져 나온 소리
메아리는 빛 속으로
노래 나무
해설 :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본다 _주철환
발문 : 삶을 지탱하는 리듬 _한만엽
감사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수술 직후 두 달 동안 미라 상태였단다. 그동안 어디 있었나. 몸은 이대로 누워 있었을 텐데, 나는 어디서 무얼 했나. 나라고 할 만한 어떤 것이 내 몸뚱이에 있기나 했나. 지금 떠오르는 풍경 중 가장 선명한 것이 있다. 관광지에서 파는 그림엽서 같은 것이 방 안 여기저기 붙어 있는데, 그중 몇 장이 선연하다. 택배 상자가 열려 있는 채로 엎어져 있는 그림이다. 박스에서 삐어져나온 아기의 손이 유난히 희다. 베란다에 있는 관음죽 화분이 들어앉은 그림도 있다. 관음죽 초록 잎들 사이에 꽃이 붉게 올라왔다. 마치 홍역 앓는 아이의 얼굴처럼 작은 돌기가 붙어 있다.
윤주가 갓난아기를 택배로 보내왔다.
나는 놀라서 쓰러졌다. 감금증후군 환자가 됐다.
갓난아기는 죽어 냉장고 속에 갇혀 있고, 나는 살아 냉장고 밖에 갇혀 있다. 그리고 둘 다 얼어 있다.
아기는 인형이었습니다. 내가 어릴 때 갖고 놀던 베렝구어 인형이었어요. 눈을 감고 숨을 쉬지 않는 인형.
나는 허겁지겁 아기를 들어 올려 화장지에 쌌어요. 두루마리 휴지 한 통을 둘러쓴 아이는 누에고치 같았습니다. 휴지통을 비우고 아이 고치를 비닐에 넣으려는데, 끈에 걸려 휴지통이 쓰러졌습니다.
끈이 아니라 탯줄이었어요. 아기와 내가 줄로 연결돼 있다는 것을 나는 미처 깨닫지 못했어요. 아이가 갑자기 첫울음을 터뜨렸어요. 갑작스런 울음에 놀라 나는 아기 두루마리를 내팽개쳤습니다. 울음은 더 커졌습니다. 아기 울음소리가 천장을 찢고 건물을 무너뜨리는 듯싶더니 내 온몸을 쑤셔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