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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98934040
· 쪽수 : 382쪽
책 소개
목차
제1장 | 제2장 | 제3장 | 제4장 | 제5장 | 제6장 | 제7장 | 제8장 | 제9장 | 제10장 | 제11장 | 제12장 | 제13장 | 제14장 | 제15장 | 제16장 | 제17장 | 제18장 | 제19장 | 제20장 | 제21장 | 제22장 | 제23장 | 제24장 | 제25장 | 제26장
옮긴이의 글
니코스 카잔차키스 연보
책속에서
나는 그들의 비명을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고통은 한낱 꿈에 불과한 것이며, 인생이라는 흥미진진한 비극의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 스스로 영웅입네 하고 나설 사람은 천박한 사람이나 얼간이뿐이라는 듯이.
“아, 자넨 앉아서 하는 게 고작 묻는 일뿐인가! 그냥 뭣에 홀린 게지, 그게 다야. 방앗간 여편네 이야기 알지? 그 여편네 엉덩이를 보고 글을 깨우치기를 기대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 여편네의 엉덩이가 바로 인간의 이성이란 말일세.”
지금까지 이성에 대한 수많은 정의를 읽어봤지만 이처럼 명쾌한 설명은 없었다. 그의 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이제 나는 이 새로운 길동무를 아주 열렬한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얼굴은 벌레 먹은 나무처럼 주름이 자글자글했다.
갑자기 그의 몸이 자연의 법칙을 정복하고 그대로 날아오를 듯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육신에 깃든 영혼이 그의 늙은 몸뚱이를 데리고 어둠을 향해 유성처럼 날아오르려 안달하는 것 같았다. 공중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땅에 풀썩 떨어진 몸을 영혼은 재차 뒤흔들어 깨우며 다시 한 번 힘차게 위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불쌍한 육신은 이내 숨을 헐떡이며 다시 땅으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