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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04908002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16-05-20
책 소개
목차
제24장 입국 루트
제25장 은애 엄마
제26장 살아생전에
제27장 짐승 새끼들
제28장 아매
제29장 악연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제 우리를 어떻게 할 검까?”
“여기에서 나가야지요.”
“그다음에는 우릴 팔 검까?”
“아닙니다. 어디를 가시든 아주머니 자유입니다.”
여자는 조금 전까지 자신을 짓밟던 사내를 쏘아보면서 독한 표정을 지었다.
“내 다 암다. 저놈이 우릴 중국 시골의 무지렁이 사내에게 중국 돈 3천 원을 받고 팔 거라고 했슴다. 기니끼니 당신은 우릴 남조선에 팔 검까?”
정필은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는 것은 잘 못하는 편이라서 바닥에 흩어져 있는 여자의 옷을 집어주었다.
“우선 옷부터 입으세요.”
이어서 그녀가 주섬주섬 옷을 입고 있는 동안 밖으로 나가 김길우를 불렀다.
“저 사람에게 사정 얘기를 좀 해주십시오.”
김길우는 옷을 다 입고 송화를 품에 안은 채 이불 위에 앉아 있는 여자와 방바닥에 쓰러져 있는 피투성이 두 사내를 보고는 놀라서 혀가 목구멍으로 말려들어 가는 소리를 냈다.
“우야아! 선생이 이자들을 때려눕혔슴까?”
김길우는 여태까지 정필에게 이랬소, 저랬소 하는 말투였는데 이제는 깍듯이 존대를 했다. 갈수록 그가 큰 인물로 보였기 때문이다.
박종태는 절반만 사실대로 말했다. 탈북녀들이 감금된 장소는 정확하게 가르쳐 주었지만 이곳을 동료들이 지키고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어쩌면 최악의 경우 자신의 동료들이 정필을 처리해 주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박종태는 정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그가 마음만 먹으면 살인기계가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정필은 쓰러져 있는 사내들을 살펴보고 완전히 기절한 걸 확인했다. 정필에게 그 정도로 두들겨 맞고서도 죽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정필은 방 밖으로 나가 다른 방들을 차례로 살피면서 전진하다가 오른쪽 맨 끝 방에 젊은 여자 다섯 명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들의 남루한 옷차림과 앙상한 몰골, 영양 결핍으로 누렇게 뜬 얼굴, 그리고 겁에 질린 표정을 보고는 북한 탈북녀라는 사실을 직감했지만 확인을 위해서 직접 물어보았다.
“북조선에서 왔습니까?”
여자들은 몹시 겁에 질린 표정이며, 그녀들 중에 두어 명이 말은 하지 않고 고개만 끄떡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