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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씨 낭자전 1~2 세트 - 전2권

민씨 낭자전 1~2 세트 - 전2권

몰도비아 (지은이)
뮤즈(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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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씨 낭자전 1~2 세트 - 전2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민씨 낭자전 1~2 세트 - 전2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04917813
· 쪽수 : 872쪽
· 출판일 : 2018-08-02

목차

1권
프롤로그
1. 옥(玉)연꽃 피어날 때 인연도 시작된다
2. 향기로운 꽃에 벌과 나비가 날아듦은 하늘의 이치로다
3.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
4. 여우에게도 송곳니가 있다
5. 너무나도 쉽기에 너무나도 어려운

2권
6. 너무나도 쉽기에 너무나도 어려운 (2)
7. 욕심은 언제나 화를 부른다
8. 무연님이시니까요
9. 폭풍이 몰아지기 전에는 원래 고요한 법
10.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비록 천녀일지라도
11. 당겨진 불씨, 막을 수 없는 불길, 대천행도단(代天行道團)
12. 그 후의 이야기
13. 마지막 이야기

저자소개

몰도비아 (지은이)    정보 더보기
로맨스도 읽고 싶고 판타지도 읽고 싶은 자급자족형 글러. “작업 내내 제가 행복했던 만큼 모든 분들이 읽는 내내 행복하셨길 빌어봅니다.” 출간작 : 비현 / 파트너냐 도시락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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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다해가 으앙, 울음을 터뜨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쉬이, 우리 아가, 악몽을 꾸었니?”
다정한 엄마의 목소리에 다섯 살의 어린 다해가 어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흔들흔들 규칙적인 가마의 움직임이 더해지자 다해는 금방 마음을 가라앉혔다.
“어머니, 저 원해입니다.”
밖에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해의 모친이 가마의 작은 창문을 열었다. 앳되지만 사뭇 진중한 얼굴이 나타났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다해의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열한 살의 어린 나이이나 장남이라는 무거운 짐에 잔뜩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큰아들 원해였다.
모친이 부드럽게 웃었다.
“아니다. 자다가 악몽을 꾼 모양이다.”
“예, 혹 불편하시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열한 살답지 않은 의젓함이 담뿍 밴 태도였다. 모친은 흐뭇한 얼굴을 했다.
“오냐. 그러마.”
꾸벅 고개 숙여 예를 취한 아들이 멀어지자 모친은 다시 가마의 창을 닫았다. 어미와 막냇동생의 상태를 확인한 장남은 나귀의 고삐를 잡고 있던 집사에게 명해 그 뒤를 따르는 또 다른 가마로 다가갔다. 이번엔 안에서 열어주기를 기다리지 않은 소년이 거침없이 창문을 열어졎혔다.
“형! 언제 도착해?”
“형님! 다리 저려 죽겠습니다!”
두 소년의 목소리가 앞다퉈 들려왔다. 원해가 짐짓 엄한 얼굴로 근엄하게 말했다.
“다 큰 사내 녀석들이 엄살이 심하구나. 거의 다 왔으니 대장부답게 조금만 더 참거라.”
원해는 소년들을 꾸짖곤 탁, 소리 나게 가마의 창문을 닫았다.
다시 집사의 손에 이끌린 원해는 일행의 선두에 자리 잡았다. 새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지만 소년은 추운 내색을 하지 않았다.
아들들의 대화를 들으며 빙그레 미소 지은 어미의 품에서 다해가 발딱 고개를 들었다.
“왜? 소피가 마려운 게냐?”
다해가 고개를 흔들었다.
“달님이 따라와요.”
“달님? 지금은 한낮이니라. 달님이 뜨려면 멀었는데?”
“아뇨! 진짜 달님이 따라와요!”
어미가 빙그레 웃더니 가마의 창문을 열어주었다.
“보렴. 아직 환하지 않니?”
다해가 불쑥, 창밖을 내다보았다. 다해 덕분에 무게가 쏠려 끙, 하는 가마꾼의 소리가 들렸다.
“달님이 있는지 확인하려면 하늘을 봐야지.”
모친이 하늘을 가리켰다. 하지만 다해가 손짓한 것은 하늘이 아니었다.
“저기 보세요, 저기 어여쁜 달님이 우리를 쫓아오고 있잖아요!”
다해가 팔을 뻗었다. 다해의 목소리를 들은 일행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 유달리 큰 키를 온통 짙은 회색빛 망토로 휘감은 조금 수상한 사내가 있었다. 보이는 것이라곤 쓰개 아래 드러난 갸름한 턱선뿐.
중년의 집사는 바짝 긴장을 했다. 공식적으로 이 행렬의 우두머리는 큰 도련님이었으나 실질적인 우두머리는 바로 집사였다.
만약 주인어른의 가족에게 무슨 변고라도 생긴다면 목숨으로도 그 죄를 씻을 수 없을 터. 집사는 마른침을 삼켰다.
위무연이란 이름을 사용하는 수상한 사내는 일시에 대기가 긴장한 것을 느끼고 한숨을 쉬었다.
‘진짜 적은 내가 아니거늘…….’
무연의 생각대로 그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그가 아니었다. 아까부터 숲속에서 기묘한 기척들이 느껴지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부유해 보이는 저 행렬을 노리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여 기습이 시작되면 도울 요량으로 바짝 따라붙은 참이었다. 그런데 거꾸로 의심을 받게 되고 보니 헛웃음이 나오려 했다.
“창문 닫거라.”
엄한 어미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기 보시라니까요? 저기 달님이…….”
다해는 한 번 더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 손끝이 가리키는 것은 여전히 수상한 사내, 무연이었다. 어미가 눈살을 찌푸렸다.
“낯모르는 이에게 그리 무례하게 손가락질하는 것이 아니다.”
어미는 단호히 말하고 창문을 닫았다. 다해는 시무룩한 얼굴로 주저앉았다. 의도치 않게 그 모습을 보게 된 무연은 슬그머니 미소를 머금었다. 어린아이는 어느 세상에서든 흐뭇한 존재였다. 그러나 지금은 마냥 흐뭇해하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몸을 감추고 따르던 자들이 분주해졌다. 무연이 그것을 느끼자마자 우르르 산적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도, 도적이다!”
누군가 외쳤다. 나귀에 탄 어린 소년을 따르던 머슴들이 일제히 몽둥이를 빼들었다. 여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원해가 나귀에서 내려 후다닥 달려와 모친이 탄 가마의 문을 열었다.
“도적입니다. 몸을 피하세요.”
“여수가 코앞인데…….”
잔뜩 구겨진 얼굴로 한마디 내뱉은 모친은 냉큼 어린 딸을 밀어냈다. 원해는 다해를 가마 밖으로 내려주었다. 모친이 그 뒤를 따라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 산적 하나가 홱, 다해와 원해를 낚아챘다. 모름지기 양반의 행렬에서 가장 귀한 것은 그 집 자식인 법이었다.
“다해야! 원해야!”
모친의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산적들과 대치 중이던 무연이 그 소리를 듣고 잽싸게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평생 장남이란 이름 아래 살아온 터라 다소 일찍 철이 든 원해는 울지 않았다. 어린 터라 잠시 당황은 했을지언정, 어느덧 정신을 차린 원해는 온 힘을 다해 제 몸을 감싼 팔뚝을 깨물었다. 반대편 팔로 다해를 안고 있는 터라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던 털북숭이 사내는 욕설과 함께 원해를 팽개쳤다. 원해는 데구르르 바닥을 구르더니 발딱 몸을 일으켰다.
“다해야!”
원해는 열심히 여동생을 뒤따랐다. 다해는 악악 울부짖으며 오라버니를 향해 팔을 뻗었다. 슉, 찬바람이 원해를 스쳐 지나갔다.
짙은 회색 그림자 같은 것을 목격한 원해가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웨…… 웬 놈……!”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앞서가던 산적이 푹 고꾸라졌다. 그 바람에 땅바닥의 차디찬 눈이 왈칵 달려드는 것을 본 다해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다가온 것은 흰 눈의 냉기가 아닌 영롱한 꽃향기였다. 한겨울에 날 리 없는 냄새를 맡은 다해가 슬그머니 눈을 떠보니, 낯선 사내 품에 안겨 있었다. 바로, 무연의 품이었다.
다해의 눈에 무연이 목에 걸고 있는 옥 장식이 들어왔다. 향기는 바로 거기서 풍기고 있었다. 다해는 뭔가에 홀린 것처럼 뚫어져라 그 장식만 바라보았다. 무연은 어린 소녀를 힐끔 쳐다본 후,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 있던 원해도 냉큼 집어 품에 안고 모친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원해야!”
무연의 품에 안긴 자식들을 발견한 모친은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아들을 끌어안았다. 뒤이어 막내도 안으려는 찰나, 다해가 홱, 무연의 옥 장식을 낚아챘다.
“다해야!”
어미가 당황하여 다해와 낯선 사내를 연달아 바라보았다. 옥장식이 매달려 있던 튼튼한 가죽 끈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다해야, 예의를 지키거라.”
어미가 엄하게 타일렀지만 다해는 여전히 눈만 초롱초롱 빛낼 뿐이었다. 어미는 재차 다해를 타일러 보려 했다. 그러나 갑자기 거친 이목구비의 퉁퉁한 사내 셋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통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뭐 하는 녀석인진 모르겠지만! 오늘이 바로 네놈의 제삿날이다!”
악바리처럼 소리치며 무지막지하게 큰 칼들을 빼들고 달려드는 기세가 무시무시했다. 무연은 다해를 안은 채로 슬쩍 몸을 뺀 후, 다른 손으로 칼을 뽑았다. 여전히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손안의 장식에 정신이 팔려 있는 아이를 한번 쳐다본 무연은 칼을 뒤집어 들었다. 가만히 호흡을 가다듬은 그는 일격에 한꺼번에 달려들던 세 놈을 밀쳐 냈다.
“이, 이, 이…… 이 새끼가!”
칼등에 얻어맞은 산적들이 잔뜩 열받은 얼굴로 다시 덤볐다.
무연은 조금 더 힘을 싣고 칼을 휘둘렀다.
“으헥!”
얻어맞은 산적이 괴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널브러졌다. 기세 좋게 달려오던 나머지 두 놈이 주춤거렸다. 무연은 그중 한 놈에게 잽싸게 다가가 오른발을 날렸다. 휙 하고 떠오른 그놈은 그대로 나무 등걸에 쿵 부딪치더니 축 늘어졌다. 그것을 지켜본 마지막 한 명도 두 눈이 동그래져서는 그대로 줄행랑쳤다. 무연은 잽싸게 쫓아가 그 도적의 머리를 박차고 허공으로 몸을 날렸다. 마지막 사내는 그렇게 땅바닥에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무연이 없는 길에선 노략질이 벌어지고 있었다. 너무나도 쉬운 이 노략질에 긴장 풀린 산적들은 낄낄거려 가며 그들을 놀리는 한편 가마 안 귀중품을 털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무연이 등장하자 상황은 반전됐다. 한 놈, 두 놈, 나자빠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상황이 종료되어 버렸다.
“마님!”
바람처럼 빠른 무연의 몸놀림에 멍하니 서 있던 집사가 퍼뜩 정신을 차린 듯 소리쳤다.
“나 여기 있네.”
집사는 저 아래에서 엉거주춤 올라오고 있는 마님에게 뛰어갔다. 그녀의 곁엔 어린 세 아들이 옹기종기 따르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다해의 모친이 정중히 허리를 숙였다. 무연은 꾸벅 고개를 숙여 화답했다. 여전히 다해는 무연의 품에 안겨 있었다. 옥 장식을 꼬옥 움켜쥔 채였다.
“다해야, 이리 오거라.”
모친이 엄중한 목소리로 다해를 불렀다. 그러나 다해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다해의 관심은 여전히 손아귀에 쥔 옥 장식에 꽂혀 있었다. 꽃봉오리 모양의 평범한 옥 장식이건만 무엇이 딸아이의 정신을 빼앗았는지 배 아파 낳은 어미도 도통 모를 일이었다.
“다해야.”
모친이 한 번 더 근엄하게 아이를 불렀다. 그제야 정신 차린 아이가 어미를 돌아보며 생긋 웃었다.
“어머니, 달님이에요.”
갑자기 짙은 꽃향기가 풍겼다.
다해는 손바닥이 간질간질한 것을 느꼈다. 점점 강해지는 느낌에 더는 장식을 쥐고 있을 수 없었다. 무연의 가슴팍에 툭, 하고 떨어진 꽃봉오리가 그 순간 활짝 피어났다. 눈앞에서 벌어진 믿기지 않는 현실에 모두가 숨을 멈췄다. 무연이 눈을 빛냈다.
‘찾았다!’
무연은 고국을 떠나 멀고 먼 조선까지 와서 찾아 헤매던 사람이 바로 다해임을 확신했다. 그러나 감동은 얼마 가지 않았다. 세상에, 이렇게나 어릴 줄이야……. 당황도 잠시, 무연은 얼른 아이를 모친에게 넘겼다. 주위의 모두가 신기한 옥 연꽃을 보고 있었다.
“집안의 가보입니다.”
무연이 정중히 모두를 일깨웠다. 실제로 가보는 아니나 조선말에 서툰 그로서는 최대한 비슷하게 말한 것이었다. 다해의 모친은 아이를 받아 안으며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연은 머리를 숙이는 부인을 따라 자신도 머리를 숙이며 생각했다.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아이였다. 복잡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아이의 모친을 설득해야 했다. 그러나 아직 간단한 대화밖에 할 수 없는 조선말 실력으론 어림도 없었다.
그래서 무연이 할 수 있는 말은 하나였다.
“동행하겠습니다.”
다해의 모친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무연은 슬쩍 주위를 둘러보더니 한쪽을 가리켰다. 도망친 산적 중 한 놈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가 화들짝 놀라 줄행랑쳤다. 그것을 목격한 다해의 모친은 몸을 떨었다.
“동행해 주신다면 제가 더 감사하지요.”
깊게 허리를 숙이는 폼이 정말로 감사한 모양이었다. 무연은 따라 허리를 숙이며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동행하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나 아이를 어찌 달라 해야 할지 난감한 노릇이었다.

여수 관아의 내아(內衙).
“부인!”
가족의 흙투성이 몰골에 사색이 된 남편이 달려왔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산길에서 산적을 만났습니다만, 귀인을 만나 무사합니다.”
부인은 몸을 돌려 무연을 바라보고 미소 지었다. 무연이 성큼 앞으로 다가갔다. 연꽃향이 사방에 흩뿌려지자, 다해가 반짝 눈을 빛내며 옥 장식에 몰두했다.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은 자입니다요.”
집사가 얼른 다가와 귀엣말을 건넸다. 그러나 굳이 부연 설명이 없었더라도 무연의 걸음걸이는 범상치 않았다. 겨우 한 걸음뿐이건만, 무인이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몸놀림이었다. 만약 이런 자를 수하로 둘 수 있다면 천하가 부럽지 않으리라.
“가족들을 구해주어 고맙소이다. 나는 여수 현령 민형식이라하오.”
“홍연천랑 위무연이라 합니다.”
무연이 그대로 머리쓰개를 걷었다. 그러자 곱슬거리는 청록색 머리칼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고국에선 그 누구라도 감탄을 터뜨릴 아름답고도 고귀한 빛깔이건만 순간 정적이 사방을 휘감았다.
어눌한 말투에도 동요하지 않던 다해의 모친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중얼거렸다.
“사람의 머리칼이 어찌 푸른색을…….”
형식이 황급히 부인을 만류하자, 그녀가 날카롭게 남편을 쏘아보았다. 그러나 형식은 작게 고개를 흔드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내내 은인이라며 살갑게 굴던 부인은 그대로 무연을 외면했다.
형식이라고 청록색 곱슬머리가 당황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색목인을 본 적 있으나 연둣빛이 섞인 청색 머리칼의 이질감은 그에 비할 바가 못 되었다. 그러나 머리칼과 꼭 같은 색을 가진 눈을 마주한 순간 청아한 기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동시에 형식은 미소를 되찾았다.
“날이 추운데 우선 안으로 드시지요.”
형식은 무연을 사랑채로 이끌었다. 부인은 집사에게 아이들을 안채로 데려가라 명한 후 뒤를 따랐다.
“내 가족들을 구해주어 고맙소이다. 은인께 보답을 하고 싶은데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구려.”
따뜻한 차를 한잔 내밀며 형식이 말했다. 무연은 번쩍, 지금이 기회임을 알았다.
“따님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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