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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

지웅배(우주먼지) (지은이)
쌤앤파커스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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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 ISBN : 9791124070352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6-02-11

책 소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들과 우주에 대해 말해온 과학 커뮤니케이터, 차세대 천문학자 지웅배의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 매일 우주를 머릿속에 그리며 진리를 파헤치는 일은 우리 일상과 동떨어져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이 사실 우주에의 고요한 탐구를 욕망하는 천문학자의 자아와, 사회의 잡음에 끊임없이 발목을 붙들리는 인간으로서의 자아가 갈등하는 과정임을 드러낸다.

목차

프롤로그 낯선 행성에서 숨쉬기

1장 쓸모없음에 대한 자백: 나는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가
핵을 훔친 프로메테우스
마라탕후루 같은 과학기술

2장 나는 은하수를 미워하는 천문학자다: 과학의 적은 누구인가
우리만 특별하다는 헛된 미련
완성할 수 없는 지도

3장 어중간함의 행운: 세상은 둘로 쪼갤 수 없다
혁명의 사이즈, 메조 코스모스
박쥐에게 씌워진 누명

4장 기적에 대한 면역력: 새로운 우주들의 대범람
천문학자의 종교
끝없이 탄생하는 거짓의 도피처

5장 낭만을 강요받는 삶: 두려움이 낳은 매력
칼 세이건의 낙관
수동적인 조우

6장 죽음을 추억하는 시간: 천문학자의 미덕은 무엇인가
나의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
가장 뜨거운 슬픔의 치료제

7장 바닥난 초신성의 유훈: 인간 이후의 우주는 무엇으로 채워질까
인간이 매연이라면
우리는 똥밭에서 태어났다

8장 밤하늘에 느낀 권태: 우주적 쾌락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우주를 배경으로 한 사극
좀비 탐사선
우주시대의 첫 전성기는 끝났다

9장 실험할 수 없는 과학: 그 모든 희생에도 지구를 벗어나지 못했다
천문학자여서 다행인 순간
“쫄지 마.”

10장 못생겨지는 병: 겉모습은 배신한다
은하의 관상
연인을 제대로 이해하는 법

11장 우주 하루살이의 독백: 가짜에 사로잡힌 찰나의 존재
무거울수록 빨리 죽는다
천문학자를 괴롭히는 ‘삼체 문제’
시뮬레이션 우주라는 매력적인 해답

12장 라플라스의 악마가 되는 꿈: 불안한 항해를 이끄는 힘
사랑을 약속하는 최고의 방법
베일에 싸인 거대 인력체
지구의 주소

에필로그 사랑의 이유, 사랑의 쓸모

저자소개

우주먼지(지웅배) (지은이)    정보 더보기
천문학자이자 작가. 한성과학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천문우주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종대학교 자유전공학부에서 조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구독자 300만 유튜브 <보다 BODA>, 30만 〈우주먼지의 현자타임즈〉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최신 천문학의 성과를 소개하며 천문학과 대중 사이의 거리를 좁혀온 과학 커뮤니케이터다. 한국과학창의재단,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국립과천과학관, TEDx 등 우주에 관한 이야기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간다. 그는 항상 인류가 왜 하늘을 올려다보는지 고민한다. 그리고 천문학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알리는 데 시간을 쏟는다. 《천문학자의 쓸모없음에 관하여》에서는 과학자로서 쌓아온 지식과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다듬어온 친근한 언어로 세상에 대한 차세대 천문학자만의 독특한 사유를 풀어낸다. 지은 책으로 《날마다 우주 한 조각》, 《갈 수 없지만 알 수 있는》, 《우주를 보면 떠오르는 이상한 질문들》, 《과학을 보다 1·2·3》, 《우리는 모두 천문학자로 태어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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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해마다 분기별로 과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즌이 찾아온다. 바로 한국연구재단에서 진행하는 정부출연연구비에 지원하는 것이다. 천문학 같은 순수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사실상 연구비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다른 공학 분야들은 가끔 기업에서 후원하는 연구비도 노릴 수 있지만, 자연과학 분야는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
세금을 요구하는 일인만큼 까다롭고 섬세한 심사 과정을 거친다. 내 연구의 상대적 중요성을 들어 연구비 지원의 정당성을 피력하는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러면 익명의 심사자들이 모여서 평가를 거친다. 그런데 제안서를 쓸 때마다 숨이 턱 막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경제적 가치를 묻는 항목이다. 연구 주제의 배경, 연구 방법 등 지극히 과학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항목은 막힘없이 써내려갈 수 있다. 오히려 열 장 이내로 제한된 제안서의 분량이 너무 부족해서 아쉬울 지경이다.
그런데 딱 하나, 연구의 ‘경제적 가치’를 묻는 항목에서만큼은 쉽사리 키보드를 두드리지 못한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오랫동안 활동을 쉰 소설가라도 된 것처럼, 새하얀 제안서 양식 파일을 띄워놓고 깜빡이는 커서만 멍하니 바라볼 뿐이다.
--- 쓸모없음에 대한 자백


은하수는 실제로도 더 넓은 우주로 나아가지 못하게 우리를 방해한다. 단순히 우리의 언어만 과거에 머무르게 만들 뿐 아니라, 실제 우주를 관측하고 우주의 지도를 그릴 때도 현실적으로 우리를 방해한다. 은하수는 거의 10%가 넘는 밤하늘의 영역을 잔뜩 가리고 지나간다. 은하수에는 높은 밀도로 별과 가스 물질이 흐른다. 그래서 우리는 은하수 너머 더 먼 거리에 숨은 배경 우주를 꿰뚫어볼 수 없다. 은하수는 그 너머의 우주를 모두 가려버린다.
특히 나처럼 외부 은하를 주로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에게 은하수는 정말 짜증나는 존재다. 나의 시선은 은하수를 향하지 않는다. 나의 고향보다 남의 세상을 탐한다. 나의 관심은 우리 은하 너머 수천만, 수억 광년 거리에 놓인 외부 은하에 있다. 은하수는 그야말로 하늘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똥이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인류가 완성한 가장 정교한 우주의 지도를 보면 거대한 공백이 방치되고 있다. 은하수 탓이다.
--- 나는 은하수를 미워하는 천문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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