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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25528982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14-04-23
책 소개
목차
Hello, stranger
한겨울 밤의 꿈
Rolling in the deep
돌아오는 자리
La Vie En Rose 01
La Vie En Rose 02
La Vie En Rose 03
아주 먼 듯, 가까운
아주 가까운 듯, 먼
Goodbye, stranger
시선의 방향
열정
파텍 필립의 인터뷰
One & Only
Nobody knows. 동생네 집에 갔는데 동생은 없고
《친구네 집에 갔는데 친구는 없고》를 보내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냥 유승우 선수를 봤다고 자랑은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 자랑이 날 귀찮게 할 수 있다는 생각 안 해 봤어?”
“아니, 나라고 유승우 선수가 내 팬ㅌ……. 아이고! 그러니까!”
“내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 자체가 문제야. 말이란 게 일단 하다 보면 점점 더 말해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 나 만난 적이 있단 이야기를 하고 나면 내가 춤췄다는 이야기도 하고 싶을 거고, 그러다 보면 내가 홀딱 벗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거야. 그러고 나서는…….”
유승우가 고개를 저었다.
“난 그런 거 아주 싫어해.”
“아, 그럼 아예 안 할게요, 진짜로. 본 적 있다는 말을 포함한 어떤 말도 안 할게요. 어제 있었던 일 자체를 머릿속에서 지울게요.”
유승우 정도의 유명인을 만난 걸 나 혼자만 간직하기는 아쉽지만 어쩌랴? 특히 비글 두 마리는 축구광이라 내가 유승우를 만났던 적이 있다고 하면 부러워 죽을 테지만……. 솔직히 까짓것 말해 뭐해? 조금 뿌듯하고 의기양양하자고 지금 이 고생하는 거 못 하겠다.
“못 믿어.”
뭣이?
“그럼 어떻게 해요?”
“고민 중이야.”
그러고 보면 유승우는 놀라울 정도로 스캔들이 없는 유명인 중에 하나였다. 어쩔 수 없는 유명세로, 없는 스캔들도 만들어 터지는 게 이 바닥인데, 그는 오롯이 청정 구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래서 항상 나는 그가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막상 눈앞에서 보니까 조심스러운 정도가 아닌 것 같지만.
그의 조심성이나 신중함은 타고났다기보다는 학습된, 그러니까 너무 일찍 성공하고 얼굴이 팔려 버린 사람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고 말해도 지금 눈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약간은 뻔뻔한 듯 턱을 치켜들고 있는 남자는 정말 세계적인 유명인인 것이다.
“나도 말하기에 부끄러운 일이라니까요?”
“솔직히 아니잖아.”
이 자신만만한 태도는 뭘까? 자기가 내 팬티를 벗겼다는 게 나에게 자랑이라도 된다는 걸까?
“정말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무슨 각색을 할지 내가 알…… 게…… 뭐…… 흠…….”
갑자기 뭔가 떠올랐는지 유승우는 잠시 말을 멈췄다. 곰곰이 생각하는 듯 약간 굳힌 이마는 무척이나 잘생겼지만, 동시에 무척이나 불길했다.
“왜요?”
가슴 떨리는 이유가 눈앞의 남자가 잘생겨서인지 아니면 앞으로 닥쳐올 고난을 예감해서인지는 알 수가 없다.
“저기요?”
눈만 내리깔고 있던 유승우가 고개를 들어 곧장 나를 바라보았다. 시선이 마치 찌르듯 나를 덮쳤다.
“너도 남한테 말할 수 없으면 되지.”
“네?”
씩 웃는 얼굴이 얼핏 악마같이 보여 설마 혀라도 뽑겠다는 건가 섬뜩했는데 다음 순간 미소가 천사처럼 바뀌었다. 반짝반짝 빛이 날 것처럼 아름다운 얼굴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너, 나랑 자자.”
그게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