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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25830207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7-01-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오랜만이야
#2. 배짱 한 번 두둑해졌네
#3. 억울한 건 너라고만 생각하지, 넌
#4. 혜원아
#5. 그래서 지금은 이 생각해. 안 보내야지
#6. 그러니까 호칭 정리하자
#7. 그걸로는 안 되는 걸까?
#8. 안식
#9. 내가 여기 있다는 거, 알아달라고
#10. 같이 살까, 우리?
#11. 서강우의 妻, 이혜원의 夫
#12. 오로지 내 것
#13. 오는 비는 맞아야지 어쩌겠냐
#14. 다 줘버리고 그냥 우리끼리만 살면 안 돼요?
#15. 이해를 바란다면 욕심일까?
#16. 이겨야 되는 싸움은 이겨야지. 안 그러냐?
#17. 우린 우리의 인생을 살아요
#18. 예뻐요
#19. 해피엔딩
#20. 그리고 창밖으로 마지막 분수 쇼가 시작되고 있었다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보름의 달빛이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방학이라 잠깐 다니러왔던 집이었고, 우연히 고교시절 어울렸던 친구 녀석들을 만났던 날이기도 했다.
술이 좀 과했다. 그렇다고 비틀비틀 정신이 없었던 정도는 아니었지만, 유난히도 어찔어찔 열이 올라 그 쪽으로 발길을 돌렸던 거였다. 열이 올라 짜증나는 신체와는 달리 머릿속은 차갑디 차가워져 그 괴리에 몸서리가 쳐졌으니까.
“여기서 뭐해?”
수영장 난간에 앉아 달빛을 받아 하얀 다리를 물속에 담근 채 찰방찰방 물장구를 치고 있던 혜원은 갑작스런 그의 등장에 화들짝 놀라 굳어졌다. 그리고 어느새 고요를 채우던 물소리가 사라졌다.
“이 새벽에 잠 안자고 여기서 뭐하냐고.”
강우가 성큼성큼 그 곁으로 다가가는데도 혜원은 움직이지 못했다.
“그냥, 잠이 안와서…….”
혜원이 그에게서 시선을 내려 이젠 잔잔해져버린 푸른 물을 쳐다보며 웅얼거리듯 말했다. 혜원의 시선을 따라 그의 시선 역시 혜원의 발목을 감싸고 있는 그 물에 가 닿았다. 강우는 못마땅한 듯 미간을 구긴 채 혜원의 옆으로 앉았다. 피부가 닿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가 옆자리로 앉음과 동시에 혜원이 움찔 몸을 떨었다.
“어떻게 안 해.”
차갑게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그렇게 좀…….”
“죄송해요.”
“떨지 좀 마라고. 어떻게 안하니까.”
강우가 앉았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곤 물속으로 풍덩 몸을 던졌다. 고요하던 수영장이 찰박찰박 물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혜원의 종아리 아래로 물살이 사납게 일렁였다. 혜원은 멍하니 그 물살을 쳐다보다 더 앞으로 눈을 움직였다. 그가 물살을 가르며 그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 날. 혜원은 한 동안 그렇게 강우가 수영하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강우는 혜원의 그 시선을 느끼며 한참을 그렇게 물살을 갈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