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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기호학/언어학 > 언어학/언어사
· ISBN : 9791127433536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0-06-10
책 소개
목차
제1장 "하나의 말"이란 무엇인가
제2장 모어의 발견
제3장 속어가 문법을 소유하다
제4장 프랑스 혁명과 언어
제5장 모어에서 국가어로
제6장 국어애와 외래어
제7장 순수 언어와 잡종 언어
제8장 국가를 초월한 이디시어
제9장 피진어.크리올어의 도전
후기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우리들은 모두 어떤 말을 소리 내서 말한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이 사실에서부터 출발해보자. 사람들은 모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말이 ○○어에 속하는지 알지 못한 채, 혹은 사회적으로 상당히 멸시받고 있는 말이라는 것을 인식할 겨를도 없이 익혀버린다. 그 누구도 태어나기 전 자신의 어머니를 고를 수 없듯이,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말을 선택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1세가 1539년에 발포한 '빌레 코트레 칙령'이 바로 그것이다. (중략) 이 칙령은 우선 "어머니의 말"에 공적인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그 권위를 확립한 후 라틴어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자 했다. 라틴어에 대해 무지몽매한 민중이 그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이로써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 "어머니의 말"이 가리키고 있었던 것은 "프랑스의 어머니의 말" 즉 오일의 어머니들의 말뿐이었다. 때문에 오크를 비롯한 기타 지역의 어머니의 말은 법률에 의해 금지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요컨대 이 칙령은 라틴어를 배제했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어라는 속어가 공적인 언어가 되기 위해서 그와 경합하던 다른 속어들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주었던 것이다.
언어학이 아무리 "언어 그 자체"에 밀착된 관점에서의 분류를 주장해 국가의 개입을 무시했다고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그런 무시가 무의미하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언어학이라 해도 특정 언어에 대해 언급하는 데 있어서, 그 언어 앞에 놓인 민족이나 국가명을 사용하지 않고는, 즉 정치 개념의 도움을 빌리지 않으면 해당하는 말을 가리키는 것조차 불가능하지 않았던가. 독일어, 프랑스어라고 그 이름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정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