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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91127462529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3-06-10
책 소개
목차
루크레치아 보르자 15세기 이탈리아
바토리 에르제베트 17세기 헝가리
브랭빌리에 후작 부인 17세기 프랑스
엘리자베스 여왕 16세기 잉글랜드
메리 스튜어트 16세기 스코틀랜드
카트린 드메디시스 16세기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 18세기 프랑스
아그리피나 1세기 로마
클레오파트라 기원전 1세기 이집트
프레데군트와 브룬힐트 6세기 프랑크제국
측천무후 7세기 중국
마그다 괴벨스 20세기 독일
문고판 후기
역자 후기
리뷰
책속에서
한편 사람들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보르자 가문의 독약이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확실한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다. 전해져오는 말에 따르면 그 독약은 ‘칸타렐라’라는 이름을 가졌는데 눈처럼 희고 맛도 좋은 분말 형태의 약으로, 대개는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효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독살자는 반지에 박힌 보석 안에 몰래 가루를 숨겼다가 상대가 방심한 틈을 타 상대의 음료수에 가루를 뿌린다. 체사레도 루크레치아도 이런 기술에 매우 숙달되었던 모양이다.
루크레치아가 밤마다 사내를 구하러 로마 밤거리를 헤맸다는 전설도, 성적 능력이 결여된 남편을 가진 불행한 그녀의 결혼 생활을 감안하지 않으면 앞뒤가 맞지 않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녀야말로 강제적 정략결혼의 희생자였다.
런던탑에 있던 감옥을 나와 25세의 나이에 왕위에 오른 엘리자베스는 사실 매우 허영심이 강한 여인이었다. 모든 남자가 자기를 사랑하고 모든 정치가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 구석이 있었다.
당시 궁정에는 여성의 수가 극단적으로 적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합해서 1,500명 정도로 구성된 신하들 중 여성은 침실 시녀가 서너 명, 사적인 공간에 소속된 시녀가 7~8명에 불과했다. 그 밖에 좀 더 낮은 신분의 여성까지 포함해봐야 고작 30명 정도에 불과했다. 절로 납득이 간다. 이런 상황이라면 여왕이 남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하며 그야말로 여왕 대접을 받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무언가에 쫓기듯 이것저것 놀이를 바꾸어가며 새로운 유행을 좇던 그녀의 광적인 향락 습성은 도대체 어떤 성격에 기인할까. 신앙심 깊은 엄격한 어머니로부터 경고를 들은 마리 앙투아네트는 다음과 같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어머니는 대체 저에게 무엇을 하라는 말씀이신지요? 저는 따분해질까 봐 두렵습니다.”
왕비의 이런 표현은 18세기 말의 정신 상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붕괴 직전의 고요함일지도 모른다. 혁명이 발발하기 전, 모든 것이 충족되어 있던 귀족 사회에서는 따분함 이외의 그 어떤 정신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면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춤을 계속 춰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