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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외국희곡
· ISBN : 9791128867729
· 쪽수 : 178쪽
· 출판일 : 2023-02-24
책 소개
목차
나오는 사람들
장면
제1막
제2막
제3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알피 : 자, 모두들 편히 자리 잡으셨죠? 네. 이렇게들 오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시작해 볼까요? 제, 이름부터 소개하죠. 제 이름은…
시디 : (밖에서) 알피! 뭐 해? (클랙슨 소리 두 번)
알피 : (관객에게) 아, 저건 시디라는 여잔데, 지금 차 속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에, 잠깐만 기다리세요. 금방 끝낼게요! (알피는 차 쪽으로 사라지고, 조명은 약간 어두워진다. 말소리만 들린다.) 자, 왔어.
시디 : 뭐 하고 오는 거야?
알피 : 응, 저… 가로수에 물 좀 주느라구… 자!
시디 : 아니, 또 여기서?
알피 : 왜? 여기가 어때서?
시디 : 순경이라도 오면 어쩌려구?
알피 : 오면 어때? 창문 닫았고, 문도 다 잠겼는데. 그래도 겁나면 이걸 뒤집어써! 자!
시디 : 스타킹 나가지 않게 반지 조심해!
알피 : (관객에게) 이제 저는 뭔가요? 돈도 몇 푼은 있고, 집도 있고, 차도 있고, 건강도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이 텅 비어 있는 한 제게는 아무것도 없는 느낌입니다. 네, 여자란 있을 땐 있을 때대로, 또 없을 땐 없는 대로 속을 썩이는군요. 하지만 최소한 한 가지 교훈은 얻었죠. 우선 여자에겐 절대로 꽃을 가지고 가지 말라는 것. 아니, 최소한 약속 없이 불쑥 갖고 가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뭐 여자를 절대로 믿거나 의지하지 말라는 건 변함없구요. 전 그간 살아온 제 짧은 인생과 또 제가 알았던 여자들, 또 그들이 제게 해 준 거랑, 또 제가 해 주지 않았던 것들을 생각해 봅니다. 뭐 제가 아낌없이 모든 것을 다 주었더라면 뭔가 달라졌을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그게 꼭 행복이라는 정답은 내릴 수 없군요. 아무튼 우선은 이 우울한 생각들을 어떻게든 잊어야겠습니다. 얼마 동안이나 또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할 수 없죠. 참고 견뎌야죠. (나가려 한다. 그때 시디가 명랑하게 등장, 알피가 먼저 알아본다.) 헤이! 이거, 시디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