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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용만분문록](/img_thumb2/9791128892820.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우리나라 옛글 > 산문
· ISBN : 9791128892820
· 쪽수 : 197쪽
· 출판일 : 2024-02-20
책 소개
목차
제용만분문록
용만분문록
임진년(1592) 10월 1일
10월 2일
10월 3일
10월 4일
10월 5일
10월 7일
10월 13일
10월 14일
10월 15일
다음 날(10월 16일)
10월 17일
10월 18일
10월 19일
10월 20일
10월 22일
11월 13일
11월 17일
11월 25일
11월 27일
11월 28일
12월 1일
다음 날(12월 2일)
모일(某日)
섣달그믐날
계사년(1593) 정월 초
1월 6일
모월 모일
모일(某日)
모일(某日)
모일(某日)
원문
해설
옮긴이 후기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이 분문록(奔問錄)은 중승(中丞) 양성규(梁聖揆)의 선대 진우 공(眞愚公)이 임진왜란 때 그의 부친 서계 공(西溪公)을 모시고 의주(義州)까지 분문(奔問)한 기록이다. 이때 진우 공의 나이가 18세였는데 부친의 행적을 따라 수천 리 흙탕길을 호종했으니,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내가 분문록에 기록된 것을 살펴보니 그 문장이 맑고 고우며, 계책이 자세하고 간절해 사람들이 미칠 수 있는 경지가 아니었으며 충의의 마음에서 나오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것을 읽으면 사람이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고 감격이 일어, 퇴락한 풍속을 격려하고 우주와 삼강의 소중함을 더하게 되니, 거듭 반복해 읽어도 감탄하게 된다.
〈제용만분문록(題龍灣奔問錄)〉에서
만력(萬曆) 20년 임진년(壬辰年, 1592) 여름 4월에 왜노(倭奴)가 크게 일어나 도적들이 쳐들어와 호남·영남의 여러 군이 소문만 듣고도 와해(瓦解)되었다. 병사들을 포로로 삼고, 기세를 몰아 강을 건너니, 한양을 지키지 못하고 어가(御駕)는 서쪽으로 몽진(蒙塵)했다. 다행히도 아버지께서는 나라의 두터운 은혜를 입었다고 여기시니, 어찌 포의(布衣)에 미천(微賤)하다는 이유로 몸을 숨겨 살려고 달아나 나라의 어려움에 나서지 않겠는가?
드디어 뜻을 같이하는 지사(志士)들과 의병을 일으키자고 모의해 만에 하나의 효과를 얻었다. 이때 정인홍(鄭仁弘, 1535∼1623)이 의병대장이 되어 경상 우도 지역의 여러 병사들을 모두 통솔했다. 내가 이에 아버지에게 아뢰어 “저자가 이미 의병대장이 되어 병사들이 모두 그를 추숭해 맹주(盟主)로 삼았으니, 우리가 구차하게 그 사이에 있으면서 통제를 받는 것은 마땅하지 않습니다. 만약 이때 행조(行朝)에 분문(奔問)한다면 신하 된 절의를 다하는 기회를 얻어 전쟁에 목숨을 바치려는 뜻을 실천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아버지께서 “너의 말이 참으로 좋구나! 나의 뜻과 바로 일치한단다”라고 말씀하셨다. 드디어 근왕(勤王)할 계획을 세우고, 재산을 모두 들여 완성되지 않은 전죽(箭竹) 4만 지(枝)와 완성된 편전(片箭) 300부(部)를 만들어 준비했다.
내가 아버지를 모시고 서쪽으로 갈 때 집안에는 어머니가 계셨다. 두 누이와 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모두 어렸고, 동생은 겨우 세 살이었다. 아버지는 가족을 두 숙부에게 맡기셨다. 이해 초겨울 길일에 집을 떠나 호남으로 향하는데, 서로 이별하는 마음이 비록 대의(大義)로 떠나는 길이지만 그리운 마음을 어찌 억누를 수 있었겠는가?
10월 13일
역풍이 연일 그치지 않아 머물며 체류한 지가 거의 열흘이 되었다. 서쪽으로 갈 기약은 없고, 여정은 더욱 고통스러웠다. 근심 걱정으로 처량해 오직 두 공부(두보)의 ‘눈물 뿌리며 임금 계신 곳 그리워하니(揮涕戀行在)’라는 구절만 읊조릴 뿐이었다. 마침 호남도사(湖南都事) 최철견(崔鐵堅)이 현으로 들어와 두세 명의 호걸과 함께 신정(新亭)의 모임을 열었다. 나는 아버님을 모시고 그 모임에 참여했다. 술이 반쯤 되자 최 공(崔公)이 먼저 율시 한 수를 읊조렸다. 그 율시는 다음과 같다.
물을 건너고 피현에 다다르니
종사관이 청주에서 왔네
말세가 참으로 꿈속인 듯
친한 벗 절반은 유령이 되었네
하늘과 땅에서 해가 떨어지니
호수와 바다는 적막한 가을이네
기책을 오늘은 말하지 않으려니
조정에서 이미 방책을 세웠으리
渡水臨陂縣 從事自青州
末世眞如夢 親朋半作幽
乾坤零落日 湖海寂寥秋
奇䇿今休道 朝廷已運籌
내가 삼가 차운해 시를 올렸다. 그 시는 다음과 같다.
관서 지방으로 일만 리 길
남쪽 고을에서 길 떠났다네
오늘 밤 술동이 앞에 두고 시름하노니
타향에서 나그네 생각 그윽해라
음산한 바람 열흘 동안 이어지니
여관에선 삼 년처럼 느껴지네
전쟁은 어느 때에 안정될까
반중에서 계책을 세워 보길 청하네
關西一萬里 發軔自南州
今夕樽前恨 他鄕客思幽
陰風連十日 旅館若三秋
戎馬何時定 盤中請借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