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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323626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5-06-12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2.
3.
4.
5.
6.
7.
에필로그
추천사
연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모두가 안 된다고 한 도전에서 수많은 반대를 딛고 다시 계란으로 바위를 깨고 말았다. 20년 전 아테네에 있던 ‘선수 유승민’이 떠올랐다. 중국을 꺾는 건 절대 안 되는 거라고, 결승에 올라간 것만으로 충분하다던 말들 앞에서 첫 번째 바위를 깼다.
그리고 2016년,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던 나는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홀로 출국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길이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승민이 되리라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일어나 가장 늦게 잠들며 두 번째 바위를 깼다.
8년이 지나 IOC 선수위원으로서의 임기 마지막 해, 대한체육회장에 도전했다. 견고한 지지층을 가진 상대에 맞서 누구도 되지 않을 거로 생각한 선거에 도전하며 나는 세 번째 바위 앞에 선 것이었다.
_ 「프롤로그」 중에서
유년 시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식구는 치킨집 안쪽에 있는 작은 단칸방에서 살았다. 호프와 함께 치킨을 팔던 가게는 저녁에야 문을 열었는데,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부모님은 낮에도 일을 하셨다. 어머니는 낮에 공장에서 일을 하셨기 때문에 집은 텅 비어 있었다. 빈집으로 가기 싫던 나는 유치원이 끝나면 아버지가 일을 도와주시던 동네 탁구장으로 향했다. 그때 자연스레 탁구공을 쳐보기 시작했다. 겨우 7살이었다. 탁구대가 가슴께까지밖에 오지 않았을 테니 아마 탁구채를 들고 아저씨들이 치는 걸 보며 따라 했을 거다.
_ 「88 올림픽이 남긴 여운」 중에서
숨이 찰 만큼 거대한 압박감이 몸을 옥죄었고 그러다 보니 경기가 진행될수록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 ‘이건 내 전매특허다’라고 자신했던 기술마저 실패율이 50%를 넘었다. …… 문제는 3·4위 전이었다. 상대는 프랑스. 누가 봐도 우리가 더 유리한 경기였고 당연히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결과는 프랑스의 승리. 올림픽 메달이 바로 눈앞에 있었는데, 놓치고 말았다. …… 올림픽이 끝나자 슬럼프가 밀려왔다.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애를 썼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생각이 들었다.
“나 죽으러 가니까 찾지 마세요.” 경포대 해변에 도착해 멍하니 앉아 있었다. 광활한 바다를 보며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한참을 앉아 온갖 생각의 물결에서 헤엄친 끝에, 이 한 문장이 떠올랐다. ‘내가 여기서 멈춰야 할 이유가 있나?’ 패배는 쓰라렸지만 나는 아직 목표를 이루지 못한 상태였다. 생각이 정리되니 마음이 차분해졌다. ‘이것도 경험이다. 실패를 받아들이자. 그리고 이미 지난 일이다. 일어서서 한 걸음 더 가보자.’ 다시 탁구대 앞으로 갔다.
_ 「쓰라렸던 첫 올림픽의 기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