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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91130410012
· 쪽수 : 542쪽
· 출판일 : 2013-07-01
목차
픽토르뒤 성
장밋빛 구름
말하는 떡갈나무
개와 신성한 꽃
용기의 날개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어머니를 지켜드리고 싶었고, 복수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머니께서 저를 말리시더군요. 저를 어머니 뒤에서 꼼짝도 못하게 하셨어요. 당신의 옆구리를 방패로 삼아 절 보호하시면서 고통 속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침묵으로 버티고 계셨어요. 어머니는 치명적인 투창 공격으로 벌집이 된 몸을 지탱하시며 그대로 서 계셨어요. 그러나 끝내 창이 관통한 심장은 박동을 멈추고, 어머닌 거대한 산처럼 털썩 무너지셨어요. 어머니의 육중한 몸집 때문에 온 대지가 진동했어요. 그러자 못된 도살자들이 달려들어 날 밧줄로 묶었어요. 난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어요. 어머니 시신 앞에서 망연자실해서 죽음이 무엇인지도 전혀 몰랐던 전 구슬프게 울부짖으며 어머니께 제발 어서 일어나서 같이 달아나자고 애원하면서 어머니의 몸을 흔들었어요. 어머니의 숨은 이미 끊어졌지만 흐릿하게 뜬 두 눈에선 여전히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어요. 그자들이 제 머리 위에 두꺼운 거적을 씌워 버려서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저의 네 다리는 고라니 가죽으로 엮은 동아줄로 꽁꽁 묶였어요. 난 더 이상 완강한 반항도 하지 않고, 발버둥 치지도 않았어요. 그저 눈물만 흘렸죠. 어머니의 숨결이 곁에서 느껴지는 듯했어요. 엄마 곁에서 멀어지고 싶지 않았어요. 몸이 수평으로 기울어졌어요. 어떻게 된 영문인지 어디로 가는 건지 모른 채 그대로 끌려갔어요. 그자들은 데리고 온 말들에 내 몸을 매고 해안가 비탈의 모래밭을 지나 구덩이 같은 곳까지 끌고 간 것 같아요. 전 그곳에 혼자 버려졌어요.
- 개와 신성한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