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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30628523
· 쪽수 : 196쪽
책 소개
목차
항해
Freedom
달
항해
뱃노래
예술가
보배
항해
Freedom 2
정원
물 만난 물고기
고래
작별 인사
항해
저자소개
책속에서
“선아, 거창한 걸 생각하지 마. 뱉은 말을 지킬 수 없을 것 같으면 그냥 할 수 있는 만큼의 말을 하면 돼. 난 어렸을 때부터 술을 먹지 않을 거라고 말했어. 그리고 지금까지 한 번도 마시지 않았어. 왜냐하면 난 내가 안 마실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그리고 지금 난 토마토를 먹을 거야.”
그녀는 입을 크게 벌린 채로 말을 했다.
“이건 말한 거고.”
그리고 방울토마토 두 개를 입 안에 넣고 씹더니 보란 듯이 과장된 동작으로 삼켰다.
“이건 지킨 거야.”
“음악이 없으면 서랍 같은 걸 엄청 많이 사야 될 거야. 원래는 음악 속에 추억을 넣고 다니니까. 오늘 우리가 이곳에 온 추억도 새로 산 서랍 속에 넣고는 겉에 ‘작은 별’이라고 쓴 테이프를 붙여놓아야 할걸. 아마 번거롭겠지. 근데 그럴 필요까진 없어. 우리에겐 바다가 있으니까. 바다는 아주 큰 서랍이야. 우린 먼 훗날 바다 앞 모래사장에 걸터앉아서 오늘을 떠올릴 수도 있어.”
이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이라면. 이 갈대밭이 우리의 마지막 자유라면.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나는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웃옷과 바지를 벗어 던졌다. 해야는 이상한 나의 행동을 보며 깔깔대며 웃었다. 나는 벌거벗은 채로 정갈한 갈대밭에 미친 사람처럼 도약했다. 지금부터 그려질 갈색 도화지 위의 작품은 오직 해야를 위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