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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30646350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3-10-06
책 소개
목차
1부 누나, 안녕
2부 국어 교사 정윤옥
3부 마지막 한 해
심사평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지켜야 할 세계』를 제13회 혼불문학상의 당선작으로 정한다. 한 가족의 불우한 서사와 불온이라 낙인찍혔던 노동운동사가 함께 맞물려 있는 작품이다. 인간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주되는 ‘돌봄’의 방식을 유려한 세목과 안정감 있는 문장으로 구현해 내는 한편, 존재와 공존하는 죄의식이 삶의 어떤 태도로 발현되는지 그리고 결국 그것이 얼마나 낯선 국면을 맞닥뜨리게 하는지를 끈질기게 탐구한다. 매끄러운 서사의 흐름 속에서도 중간중간 읽는 이의 시간을 정지시킬 만큼 감동적이고 울림이 큰 대목들도 많았다. 특히 작품 후반부, 주인공 어머니가 적은 편지 속 내용은 오랜 시간 숨겨왔던 비의(祕意)와 뒤늦은 화해가 이루어지는 슬픔의 비의(悲意)가 한데 뒤섞이며 작품 전체를 조망한다.
-은희경 전성태 이기호 편혜영 백가흠 최진영 박준 심사평 중에서
수업하는 자신의 눈빛이 어떤지 윤옥은 알았다. 수업에서 느꼈던 감흥을 되살리며 욕실 거울 앞에서 지난 수업 일부를 반복해 말해보기도 했다. 수업은 밥 같은 것이었으나 가끔은 기대하지 않았던 성찬을 마주하게 되는 날도 있었다. 그런 수업은 만드는 게 아니라 만나는 것이었다. 그런 수업을 마주한 날이면 윤옥은 온종일 행복했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된 것 같았다. 수업시간 동안 학생들과 함께 하나의 곡을 완성시킨 것 같았다.
- 1부 ‘누나, 안녕’ 중에서
속에서 저항감이 움찔거렸다. 작년에 가르쳤던 1학년 수업을 2학년 문과반에서 이어가고 싶었다. 현대 세계문학 작품을 참고 자료로 활용했던 수업이었다. 마르케스, 카프카 같은 이름을 입에 올리며 은근히 뻐기던 학생들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었다.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데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건 아니어도 윤옥은 자신의 수업이 자랑그러웠다. 무엇보다 2학년 문과반에는 시영이 있었다. 윤옥은 그 아이를 자기 그늘에 두고 싶었다.
- 1부 ‘누나, 안녕’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