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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교양 심리학
· ISBN : 9791130696942
· 쪽수 : 28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울고 싶을 때마다 애써 웃는 당신에게
가면성 우울 체크리스트
Part 1. 다른 사람이 되려 애쓰지 않기로 했다
처음 가면을 벗던 날
죽으려고 올랐던 육교, 꽃길이 되다
가장 깊숙이 감춰두었던 상처, 엄마
미숙한 나라서 다행이야
Part 2. 가면을 벗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나도 몰랐던 미숙한 마음 1. 눈치 보기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수치심까지 끌어안는 솔직함이 필요하다
나도 몰랐던 미숙한 마음 2. 가짜 자기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남 대신 나를 만족시키는 연습
나도 몰랐던 미숙한 마음 3. 완벽주의
“실수하면 틀림없이 버림받을 거야”
목표도, 결과도 객관적으로 평가할 것
나도 몰랐던 미숙한 마음 4. 애정결핍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나를 채울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
나도 몰랐던 미숙한 마음 5. 타인을 미워하기
“징징거리는 쟤가 너무 싫다”
꼭꼭 숨겨둔 장단점을 발견할 기회
나도 몰랐던 미숙한 마음 6. 쉽게 상처받기
“지금 또 나를 무시한 건가?”
상처받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Part 3. 파도 타듯이 유연하게 살아가기 위해
나를 보듬는 성숙한 마음 1. 나를 용서하기
우리는 모두 하찮고, 모두 괜찮다
나에게 친절해지는 연습
나를 보듬는 성숙한 마음 2. 정체성 찾기
이미 존재 자체로 충분하다
우울을 활용하는 법
나를 보듬는 성숙한 마음 3. 가치화하기
나를 좋아하면 안 되는 이유
언제나 안아주고 싶은 존재이길
나를 보듬는 성숙한 마음 4. 성격 활용하기
세상에 나쁜 성격은 없다
나다움을 활용하는 지혜
나를 보듬는 성숙한 마음 5. 아픔을 견디기
뿌연 안개 속을 걸어가기 위해
오늘 하루만 버티기
고통과 행복은 언제나 함께 있다
나를 보듬는 성숙한 마음 6. 힘을 빼기
삶은 언제나 예측불가
반드시 힘을 빼야 보이는 것들
에필로그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행복하기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저는 가면성 우울(mask depression) 환자였습니다. 거의 최고치 점수에 해당하는 중증이며 자살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가면성 우울이란 가장 가까운 사람이나 같이 사는 가족도 전혀 눈치 챌 수 없을 만큼 가면 속에 우울을 숨겨두는 것을 말합니다. 겉보기에는 매우 밝고 에너지가 넘치며 평소와 아무것도 다를 게 없지만 그 속은 심각하게 고갈되고 있는 것이죠. 우울을 가면 뒤에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자기 자신도 모른 채 살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도 그랬을 겁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아픔을 숨기고 살아갈까요? 아픔뿐만 아니라 자기 본연의 모습 자체를 숨기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나다움, 나의 감정, 나의 기호, 나의 느낌, 나의 취향,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갑니다. 사회가 심어준 것과 부모가 심어준 것을 처음부터 내 것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가기가 쉽죠. 진짜 자기가 드러나기라도 하면 무슨 큰 잘못을 한 것 마냥, 또는 누구한테 잡아먹히기라도 하는 듯이 무척이나 ‘방어’하며 살아갑니다.
「프롤로그_울고 싶을 때마다 애써 웃는 당신에게」
그러다 다시 그 육교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몇 개월 만이었습니다. 그런데 육교에 올라선 순간, 저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한참을 서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쪽 난간에 꽃이 잔뜩 심어져 있었습니다. 세상에, 꽃길이 되어 있었어요. 제가 죽으려고 허리를 숙여 발끝을 들어올리던 그 난간에 빨간색, 노란색, 보라색 꽃들이 수북이 모여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꽃잎을 흔들어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 예랑아. 너 그때 잘 지나갔어’ 하면서, 축하의 의미로 플래카드 같은 꽃잎을 신나게 흔들어대는 것 같았습니다. (중략)
저는 원래 “꽃길만 걸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아요. 세상에 그런 유토피아는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비현실적인 희망을 심어주는 무한 긍정 마인드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현실적인 수준에서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을 갖출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이제 “꽃길만 걸어”라는 말이 제 안에서 새롭게 정의되었습니다. 그 꽃이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았음을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꽃 한 송이에는 모진 바람, 크고 작은 벌레의 공격, 사람들의 무심한 발길질, 과도하게 쏟아지는 비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쨍한 햇빛을 받으며 언제나 예뻤던 것처럼 거기 서 있는 거예요. 그 꽃이 어제는 어땠고 그저께는 어땠는지 그 꽃만 아는 겁니다. 이제 “꽃길만 걸어”라는 말이 저에게는 결코 무한 긍정 멘트가 아닙니다. 인생이란 게 원래 이처럼 더럽게 복잡하고 힘겹고, 그러다가 또 햇빛 쨍하니 살 만하고 그런 거니까요. 그 양면성을 받아들이고 인생의 아름다움으로 소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로 꽃길이죠.
「죽으려고 올랐던 육교, 꽃길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