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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06044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6-02-0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4월의 어느 의자
봄바람 / 4월의 어느 의자 / 배비장 / 정선역 / 섬 같은 / 허공 / 어느 날 잠시 / 수종사 5층 석탑 / 뱀 / 커피 타임 / 쉼표를 닮아가는 / 양지마을 우리 집, 봄 / 미나리꽝 이야기
제2부 선유도의 야생화
그해 여름 / 천마산이 나를 / 시의 맥박, 물소리 / 이젠 마음 놓고 오세요 / 감자 / 몹쓸 불씨 될라 / 막걸리 / 낙조 마을 사랑법 1 / 낙조 마을 사랑법 2 / 시와 시인 / 선유도의 야생화(夜生畵) / 양지마을 우리 집, 여름 / 상추쌈, 그 후
제3부 그가 내 시를 읽는다
왕십리의 한 가을 철로 / 그래도 / 가을 길 / 가을비 / 그가 내 시를 읽는다 / 억새 / 달팽이의 꿈 / 유리벽 밖의 투명 인간 / 들국화 / 74년 종로 양지다방 이야기 / 2014년 9월 25일, JSA 헌병에게 / 국화차를 마시며 / 달맞이 연가(戀歌) / 툇마루 / 양지마을 우리 집, 가을
제4부 소리탑은 그림자가 없다
겨울 밤 / 겨울 바닷가 / 찌개 / 소리탑은 그림자가 없다 / 그림자야 / 그 섬의 새 전설 / 달, 그리고 나 / 홍어 / 헛간 / 눈(雪)처럼 / 양지마을 우리 집, 겨울 / 1월
제5부 행복한 병
터지고 또 터지고 / 부다페스트의 프러포즈 / 낙석 / 사막의 딱정벌레 / 대금굴 / 터미널 / 낙타 / 뒤뜰 / 나를 쫓는 그놈 / 갠지스의 극락왕생 / 백수의 낭만 / 모닥불 / 꽃 같은 소녀를 어쩌나 / 연어를 닮은 / 봤다, 그리고 / 엄마 사용료 / 행복한 병
■ 작품 해설:낭만적 사랑에로의 회귀 ― 이성천
저자소개
책속에서
가을이면 온다.
추석 보름달로, 산기슭 꽃으로
언덕배기 싸리나무 잎으로 노랗게 온다.
코스모스 웃음이 예쁜 곳으로,
뭐 이런 것을 노래하려고
머리 아프게 언어를 조탁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시는
그가 나의 색깔을 짚어내고
풀벌레 소리에 홀로 나서
사랑바라기꽃 한 송이 가을 중에 여전하구나,
알아야 내가 있고 그가 있고……
그리움 따박따박 딛고 오는 사람
문 열고 나선다 해도 쉬 맞이하기는 싫은
고운 종이에 함께 디딘 걸음, 사랑시는
조신한 마음으로 꼭꼭 빚어 바치는 꽃이므로
그가 고이 간직할 언어들
시에 들어와 사랑바라기꽃을 뽑아 든 손,
떨리고 설레는 그를 위해 시를 쓴다.
더욱이 깊어가는 가을에
그가 내 안에 꼭 있어야 하는 이유를 쓴 시는
내가 아픈 만큼 그도 아파야……
― 「그가 내 시를 읽는다 ― 사랑바라기꽃」
전철에 오르는 순간
선글라스 위로 희끗희끗
머리카락이 곤두선 사람과 눈이 맞았다.
점점 배가 불러온다.
청량리에서 불쑥, 왕십리에서 불쑥
옥수역에서 진통이 온다.
예쁘고 토실한, 빨간 사과를 낳았다.
중앙선은 떠나고
3호선을 갈아타러 간다.
빨간 사과의 동생을 위하여
―「백수의 낭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