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x
바코드검색
BOOKPRICE.co.kr
책, 도서 가격비교 사이트
바코드검색

인기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

검색가능 서점

도서목록 제공

히포가 말씀하시길

히포가 말씀하시길

이근자 (지은이)
푸른사상
15,500원

일반도서

검색중
서점 할인가 할인률 배송비 혜택/추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13,950원 -10% 2,500원
770원
15,680원 >
yes24 로딩중
교보문고 로딩중
11st 로딩중
영풍문고 로딩중
쿠팡 로딩중
쿠팡로켓 로딩중
G마켓 로딩중
notice_icon 검색 결과 내에 다른 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도서

검색중
서점 유형 등록개수 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eBook

검색중
서점 정가 할인가 마일리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aladin 15,500원 -10% 770원 13,180원 >

책 이미지

히포가 말씀하시길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히포가 말씀하시길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30815633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0-02-22

책 소개

푸른사상 소설선 26권. 이근자 소설가의 첫 번째 소설집. 작가는 다양한 가족 구성원들이 보여주는 갈등을 통해 과연 가족이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가족 서사를 정교하고도 치밀한 문장으로 펼치고 있다.

목차

책머리에

댈러스의 침묵
여섯 번째 직녀
지하철과 달팽이
옥시모론의 시계
선사기 정원
히포가 말씀하시길
루비 왕관
생일
속불꽃
바닷가에 고양이의자가 있었다

작품 해설:기억을 소환하는 방식 - 황현희

저자소개

이근자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1년 〈경남신문〉신춘문예 「바닷가에 고양이 의자가 있었다」당선. 2019년 단편 「옥시모론의 시계」가 창작극으로 공연. 2020년 소설집 『히포가 말씀하시길』 출간. 소설집으로 대구문학상 수상. 2022년 단편 「아침은 함부르크로 온다」 현진건문학상 본상 수상.
펼치기

책속에서

오줌을 누려는지 우가 방에서 나오며 바지춤을 더듬었다. 대주는 아이를 안고 화장실로 가 변기 앞에 세웠다. 우는 오줌 줄기가 끊어지자 털썩, 대주의 품에 기대며 중얼댔다.
“엄마, 너무 깜깜해. 무서워…….”
우는 꽉 잡아달라고 했다. 대주는 아이를 안은 채 소파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문득 아버지의 마지막 시계를 받았던 신혼 초, 그 근래의 일이 떠올랐다. 아내가 연락 없이 하룻밤 집을 비웠다. 아내는 아무 일도 아니라고 했다. 다시는 그럴 일 없다고 울며 용서를 구해 덮어둔 일이었다. 아버지의 시계와 아내의 가출. 아무런 근거가 없는 연결이었다.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면 날씨에 상관없이 강제로 입어야 했던 교복이 떠올랐다. 철 이르게 두껍게 입은 동복 위로 쏟아지던 따가운 햇살에 끈끈하게 흐르던 땀, 꽉 껴안아도 멈추지 못하던 어머니의 칼질, 우산 없이 맞아야 했던 추운 겨울의 빗줄기, 여름 장마……. 몸에서 나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와도 피할 수 없었던 빛살처럼, 아버지에 대한 역겨운 기억이 이 밤에 다시 떠오르는 건 무슨 연유일까. 아내는 당연히 아버지와 다르다. 아내와 아버지를 관련짓는 것만으로도 불쾌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쉽게 물러가지 않았다
속이 거북하고 머리가 아팠다. 아이를 침대에 뉘고 집 안의 불을 하나씩 켰다. 베란다로 가 창문을 열고 두 귀를 밖으로 내보냈다. 저녁에서 한밤중으로 가는 바깥의 소리를 몰두해 들었다. 사람이나 사물의 수런거림이 잦아들며 자신 안의 외침이 크게 들리는 것을 대주는 속수무책으로 들었다. 아버지는 볼리비아의 정글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그때 아내는 어디에 갔던 걸까. 오늘은? 구역질이 났다. 화장실로 가 변기를 끌어안았다. 토해도 토해도 김밥은 끊임없이 역류했다. 내장이 뽑히는 것 같았다. 너무 피곤했다. 내일은 일요일이고 월요일엔 공한나가 버티고 있는 직장으로 출근을 하게 될 것이다. 어머니가 집을 비워도 대주는 대학 수능을 치렀고 아버지는 시계를 지구 건너편으로 보냈다. 대주는 물로 입을 헹구고 침대로 갔다. 둥글게 몸을 말고 쪼그려 누웠다.
― 「옥시모론의 시계」


부작용에 대해 상세히 알려달라고 하자 의사는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이미, 검진과나 사회복지사에게 충분히 안내받지 않았나요?”
“정말 죄송합니다. 교수님의 고견을 듣고 싶어서요. ……”
하 여사의 공손한 말투에 누그러진 의사는 가족들의 불안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정밀검사에서 적격 판정이 났고 수혜자가 가족이라 하더라도, 인체는 근본적으로 타인의 장기를 거부한다고 했다. 그래서 신장이식을 받은 사람들은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게 필수적이었다. 나는 의사의 말을 들으며 인간은 세포까지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이라고 생각했다. 과잉방어를 걱정해야 할 정도라니.
“그럼 공여자의 부작용은요?”
하 여사가 환자와 반대의 입장에서 질문을 던졌다. 의사는 오래된 사례부터 들었다. 이차대전에서 신장 하나를 잃은 군인과 부상을 입지 않은 동료들이 있었다. 반백년 뒤에 두 사례군을 추적해 비교하니 신장병이나 단백뇨, 고혈압의 발병 빈도에 차이가 없었다고 했다. 그건 외국의 얘기였다. 국내에서 시술한 공여자를 대상으로 한 삼천여 명의 추적 검사도 결과가 비슷하다고 했다. 하 여사는 잠시 뜸을 들였다.
“음…… 제 친구 중에 두통이 가족력인 사람이 있어요. 40년이나 두통에 시달려 애도 낳지 않은 친구예요. 그 친구 동생도 두통으로 고생해요. 둘의 공통점이 맹장이 없대요. 얼마 전에 학회에 보고됐었지요? 맹장절제술과 두통이 관련 있다고요. 아주 오랫동안 그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죠. 조물주가 콩팥을 이유 없이 두 개로 만들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맹장과 두통처럼 연관이 없어 보이거나 아직 보고되지 않고 쉬쉬하며 의사들만 아는 사실을 알려주세요. 가능하다면 제 콩팥, 애들 아빠한테 줄 거예요. 하지만 사실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우선이지요.”
― 「히포가 말씀하시길」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이 포스팅은 제휴마케팅이 포함된 광고로 커미션을 지급 받습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최근 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