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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30817880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1-05-17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1 나는 누구인가
나를 찾아서 / 유년의 기억 / 살다 보니 이런 일도 / 세상에 스치는 모든 것들
2 영월에서 파리까지
파리로 간 촌닭 / 유학생 천태만상 / 나의 유학생활 / 터닝포인트
3 예술을 통해 서로를 보다
비단 속곳과 한국문화 / 도대체 예술이 뭐기에 / 시대를 넘어선 감수성 / 캔버스에서 얻은 치유
4 일상 속의 감동
사랑과 예술의 귀일점 / 상처와 치유 / 여행, 새로운 시작을 위해 / 다시 출발점에서
5 만남과 인연
현대미술의 거장 클로드 비알라 / 갤러리스트의 롤모델 드니즈 르네 / 추상화의 아버지 피에르 술라주 / 프랑스에서 만난 한국 화가들
6 나의 경험 나의 비전
그래도 예술 속에서 살다 / 어공과 늘공 사이 / 이대로 괜찮은가요? / 글로벌화의 길
독자에게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내 인생을 미치도록 열정적으로 살아올 수밖에 없었다. 쉰 살까지의 내 삶은 사적인 부분들을 제하고 셋으로 나누어진다. 강원도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파리로 유학한 뒤 거기서 내 이름으로 된 갤러리를 운영하였으며, 조국에 돌아와서는 공공문화예술 영역에서 공적인 일을 하고 있다. ‘강원도 촌닭’이 근대 문화예술의 본향이자 세계의 예술수도인 파리의 갤러리스트로 활약하다가 바야흐로 문화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대한민국에서 ‘공공의 꿈’을 펼치고 있는 삶. 미치지 않고서는 미칠 수 없는, 불광불급(不狂不及)의 그것이었노라 감히 말한다.(중략)
이 책을 통해 나는 약 20년간의 프랑스 생활을 중심으로 유학 이전의 어린 시절부터 귀국 후의 공공활동까지 포함하여 예술 속에서 미치고 열광해왔던 나의 삶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하였다. 나는 술라주, 비알라 등 세계 현대미술의 교과서에 나올 작가들이나 드니즈 르네 같은 전설적인 갤러리스트는 물론 신성희, 백영수, 김창열, 김병기 등 한국 근대미술 작가들과 교감하는 마지막 세대이기도 하다. 나는 이 책에서 때로는 이러한 대가들과의 인연을 흥미롭게 서술하고, 때로는 기존 비평에서 포착하지 못한 부분까지 주목하며 작품의 본질에 접근하고, 때로는 정책적 포부를 논의하고자 한다.
이 책은 나의 경험을 토대로 한 내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50대의 눈으로 보면, 요즘 세상은 각박해져서 어릴 적 느꼈던 정서나 향수는 점점 아득한 추억이 되어가고 있다. 요즘 20~30대는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뭔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 같은 희망을 품고 달리던 그 시절의 우리와 달리 매사에 부정적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청년들은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살아온 아줌마도 있구나 하며 조금 더 용기를 내주면 좋겠고, 중년들은 이렇게 당신과 똑같이 평범한 시골 여자가 모든 걸 다 던지고 예술 하나를 찾아 바꾸고 만들고자 뛰는 모습에 주목해주면 좋겠다.
나는 5년 전 약 20년간의 프랑스 생활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프랑스로 떠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약 25년. 사반세기의 그 시간 동안, 나 자신도 알지 못하는 그저 막막한 예술이라는 세계 속에서 예술가들과 함께 살아왔다. 예술기획 혹은 예술경영 등, 작가로서 직접 창작하는 길을 떠나 그저 예술과 함께하는 것이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그 어렴풋한 세상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세상이라고 믿었던 것 같다. 그 세상을 꿈꾸며 나는 참 많은 세월을 서울에서 파리로, 혹은 다른 여러 나라들로 떠돌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 세상은 다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바로 내가 서 있는 이곳임을 알게 되었다.
현대미술의 거장인 비알라 선생님과 소통이 원활해지자, 나는 자신감이 넘쳐흘러서 프랑스에서 내로라하는 거장들과 거침없이 접촉했다. 알친스키(Alchinsky), 자오 우키(Zao Wou-ki), 자크 빌레글레(Jacques Villegle), 피터 클라센(Peter Klasen)…….
드디어 프랑스 현대미술의 아버지쯤 되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대표작가인 피에르 술라주(Pierre Soulages)까지 섭외하기에 이르렀다. 추상화가인 그는 블랙이라는 색상이 가지고 있는 우울하고 무거움을 가장 세련되고, 프랑스다운 색상으로 만들어 프랑스 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