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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30819679
· 쪽수 : 448쪽
· 출판일 : 2022-11-07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솔로
누가 세바스찬을 쏘았는가
사라의 선택
빨간 망토의 여자
오리엔탈호텔의 살인
사막의 장미
블랙버드 추락하다
추리 에세이 : 이런 추리 작법도 있습니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좋아. 정하준의 손목에 수갑 채우는 사람에겐 내가 특진을 보장하지.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 현상금에다가 특진마저 보장한다는 얘기야. 자네들에게 일주일의 여유를 주지. 한번 꽁무니 빠지게 뛰어보라고.”
말하자면 일주일 이내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하준을 옭아 넣으라는 것이다. 이른바 타임 리미트가 설정된 사건이다.
“무얼 그렇게 고민하십니까? 식은 죽 먹기인데.”
내가 나섰다. 나는 바야흐로 내가 오늘의 무대에 나설 적절한 타이밍을 포착했다고 생각했다.
“뭐라?”
“제가 검거하죠. 사흘만 말미를 주신다면. 아니 길어봐야 48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무엇 때문에 데드라인을 일주일씩이나.”
일순 모두의 얼굴에 실어증에라도 걸린 것 같은 표정이 떠올랐다. 반년 가까이 죽을 쑤고 있었는데, 엊그제 구례에서 올라온 어벙한 촌 것이 48시간을 들먹였으니 말문도 막힐 것이었다. 나는 재빨리 말을 이었다.
“제가 정하준의 손목에 수갑 채우죠. 물론 교수대에 세우기에 부족함이 없는 증거자료와 함께요. 서시 저리 가라 할 미모의 아내를 목 조른 모진 사연도 밝히겠습니다.”
(「솔로」)
여느 사람들처럼 ‘나의 세바스찬!’ 하고 나도 소리 지르고 싶었으나 참았다. 아마도 세바스찬 바흐처럼 불후의 록 발라드를 많이 남길 것이었다.
그러나 나의 흥분도 환호도 오래가지 못했다. 조수빈이 노래하다가 갑자기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심장마비라도 일으킨 사람처럼 가슴팍을 부여안고 비틀거리더니 나무토막 쓰러지듯 쓰러지는 것이 아닌가. 마이크 감전에 의한 쇼크! 나는 일순 이렇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어둠 속에서 화살이 난데없이 날아와 조수빈의 심장에 꽂혔다는 느낌이 보다 강했다. 그것은 한순간 전광석화처럼 나의 뇌리를 스친 상념이었다.
운명의 화살!
누군가가 조수빈의 운명을 겨냥해서 활시위를 당긴 것이다. 모두가 잠시 영원히 허물어질 것 같지 않은 정적 속에 휩싸였다. (「누가 세바스찬을 쏘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