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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23348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5-10-30
책 소개
목차
제1부 개미는 노동으로 외로운 문을 연다
개미는 노동으로 외로운 문을 연다 / 적요(寂寥) / 백련 / 봄기운 / 비에 대한 개념 / 동백 숲 / 잡초 뽑기 / 백색소음 / 빗소리 / 비 오는 아침 / 산책 / 청개구리 / 뒹굴어보자 / 군자란
제2부 홍어가 먹고 싶은 날
호박죽 / 김치죽 / 박나물 / 바닥 / 홍어가 먹고 싶은 날 / 봉이네 / 상처가 들어오는 날 / 상처를 바라보다 / 젊은 눈길 / 목소리 / 순이야 / 발이 가렵다 / 채송화 / 남은 삶의 노래
제3부 민주花
능소화 / 봄날 한 마리 새가 / 바람 부는 날 / 봄비에 젖지 마세요 / 시인의 시간 / 당신나무 / 겨울나무는 가고 / 안녕, 하늬 시인 / 민주花 1 / 민주花 2 / 전태일 / 상실 뒤 / 그냥 자 / 끝사랑
제4부 책 속으로 걸어간다
시집 가고 싶은 날 / 아랫목 / 어머니의 병실 / 엄마의 꽃 / 두 남자 / 지아의 말솜씨 / 아기가 나에게 / 명품길 지나며 / 국지성 호우 / 지친 하루의 일기 / 60대 인문학 / 휴일의 정점 / 독서치료 / 책 속으로 걸어간다
▪ 작품 해설 : 비의 변증법적 변주 _ 맹문재
저자소개
책속에서

개미는 노동으로 외로운 문을 연다
초저녁 별빛처럼 외로울 땐 방문마저 닫자
수압이 빠져나간 체중을 끌고
어설프게 사람들 만나면 뭘 해
가서 괜한 웃음 주며 허물만 벗지
지독한 밤을 어리석게 기다려볼 일이다
가시나무에 걸린 한 줄기 바람이라도
문을 비집고 들어오면
고독 같은 비명은 일구지 않을 걸
거실 어딘가에 생의 무늬를 짜고 있는
벌레 한 마리 찾아볼 일이다
어느 날 오한(惡寒)의 아파트 울타리에 핀
장미꽃 넝쿨에 길을 내며
가난한 자리에 인계(忍界)를 꾸역꾸역 쌓는
개미의 분주한 눈을 애써 기억한다
편안하게 바라보고 있었던 그날
봄날 한 마리 새가
돌아오지 못할 강 나섰을 때
비가 차창 밖을 억수로 때렸지요
왜 그리도 비는 그날
원통한 자의 콧물 눈물 섞인 비애처럼
가슴을 후비었을까요
‘무기여 잘 있거라’
소설 마지막 장면처럼
사랑하는 이가 병상에서 눈을 감고
한 남자, 비 오는 거리 너털너털 걸어가는
모습처럼 운명의 마지막인 양 내렸지요
돌아오지 않을 망망대해 건너는 이의 심정은
오직 비통하고 참담했을까요
영면의 길 떠나며 건넨 그날의 기도가
지금의 행복감으로 바뀐 걸 느낍니다
맑은 봄날, 산과 인접한 창을 여니
지지배배 노래하는 작은 새 한 마리가
처마 끝에 앉아 바라보는 아침입니다
유서 깊은 시골 조용한 동네로 이사 와
사는 행복을 당신이 주었다고 생각하지요
한결같이 지켜보는 님께 시로 보답할게요
다 쓰지 못하고 간 아쉬움
그 몫까지 시를 써야겠지요
봄날 한 마리 새로 화답하는 마음을
읽으며 나를 봅니다
한없이 다정다감한 마음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