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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30823454
· 쪽수 : 130쪽
· 출판일 : 2025-12-16
책 소개
목차
제1부
노을 다비 / 구름문에 듭니다 / 국화를 읽다 / 나무 도서관 / 행운목 / 고시텔 / 팬데믹 도시 / 아파트 명함 / 쥐꼬리 / 얼음폭포 / 얼음꽃 / 시식하다 / 풍경 1 / 풍경 2
제2부
등불을 켠다 / 만 갈래의 소리 지느러미를 타고 / 문비 앞에서 / 소리를 접어 바람의 노래를 불러요 / 압화 / 명태 / 벽과 문 / 사마귀 / 파꽃 / 붉은 반란 / 알약들 / 의자 / 이동 학습 / 얼룩말의 발목
제3부
빨갛다 / 동백꽃 지는 날 / 서출지에서 빗방울을 듣다 / 암각화의 대왕고래 / 꽃게야, 너 이제 죽었다 / 돼지감자는 억울해 / 오리 가족 / 은행나무 / 첫사랑 / 추전역 / 허수 아버지 / 우주는 둥글다 / 휘어진 것들 / 작약꽃 생각 / 장생포 수국
제4부
초승달 눈시울 / 감실 부처 / 괘종시계 / 능소화 / 바람의 뼈 / 쇠비름 꽃 / 빨리 기도 / 아버지의 바다 / 엄마 소식 / 제비꽃 / 직박구리의 노래 / 똘똘이 / 나무 내시경 / 충령당에서
▪ 작품 해설 : 문(門)의 존재론 _ 맹문재
저자소개
책속에서

얼음꽃
산을 오른다
고사목이 발목을 잡는다
걸어온 자리가 얼어붙는다
계절 밖으로만 달아나던 나무
칼바람이 눈꽃 잎을 흩뿌린다
기억이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것
상고의 시간이
하얀 눈꽃을 입고 간다면
나는 일각고래의 뿔을 달고
빙하의 시간을 건너가고 싶다
손을 내밀면
계절의 투명한 열매가 만져지고
지나온 날이 얼어버려
나아갈 날이 공중에 머문다
산을 오른다
고사목의 시간이 물을 따라 흐른다
소리를 접어 바람의 노래를 불러요
적천사에 가면
은행나무 두 그루 일주문처럼 살아요
가지마다 지팡이를 짚고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 기도가
노란 사리를 쏟아내어요
별비는 그림자의 무게를 서러워하고
멧새가 휘추리와 애채 사이를
구겨진 울음으로 건너다녀요
은행나무는 말 없는 법문을 펼쳐요
열린 요양원은 섬이에요
돌부리 살피느라 꽃을 지나쳐요
어머니는 절룩거리며 옛날을 찾아가요
몸이 무너지는 것은 계절 탓만이 아니에요
열매를 키워낸 생은
바람에 날려가는 시간이에요
한 생애를 세우기 위해서는
허물어야 할 것이 은행알만큼 많아요
어머니의 시간이 강물처럼 흘러요
은행잎은 소리를 접어 날려요
어머니의 묵언이 바람의 노래를 불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