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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31268933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0-07-15
책 소개
목차
2화 챌린저호 폭발사고 …41
3화 RUN DMC …123
4화 닉 볼리티에리 아카데미 …167
5화 기삿거리가 되고도 남아요 …213
6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입니다 …275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것들 봐라. 몇몇이 작당을 해서 날 엿 먹이려고 한다 이거지. 그래, 너희 오늘 엿 한 번 제대로 먹어봐라.’
일식은 빈정거리는 위원을 향해 생긋 웃어주었다.
그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한국 속담을 제대로 알려주리라 결심했다.
“증인은 근거가 있다고 그러는데 대체, 그 근거가 무엇입니까?”
그때 도널드 쿠티나 미 공군 소장이 양미간에 내 천(川)자를 그리고는 일식을 향해 물었다.
챌린저호 폭발사고라는 희대의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자리라는 목적이 어느새 사라지고 일식을 공격하는 자리가 되었으니까.
“사고 녹화 장면을 보면 이렇게 폭발이 고체 로켓 부스터에서 시작된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일식은 미리 준비한 사진을 꺼내 보였다.
“예, 그렇습니다. 그런데요?”
“여기 얼음물이 담긴 컵에는 죔쇠로 압력을 가한 연결 부위를 밀폐하기 위한 고무링이 들어 있습니다. 이 고무링을 꺼내겠습니다.”
일식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 죔쇠로 조인 고무링을 꺼내 높이 들었다.
사람들이 똑똑히 볼 수 있도록, 그리고 중계 중인 카메라가 제대로 클로즈업해 전송할 수 있도록.
“죔쇠를 풀어 압력을 없앴지만, 고무링은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이 소재는 0도일 때 적어도 몇 초 동안은 회복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요?”
도널드 쿠티나 소장은 일부러 고개를 갸웃하고 일식을 보며 반문했다.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래야 일식이 사고의 원인을 말할 수 있으니까.
“박사 학위가 없어도 관련 분야를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기계를 구성하는 부품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탈이 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일식은 조금 전까지 그를 공격한 위원들을 천천히 보며 냉소를 머금었다.
“…….”
몇몇 위원들의 얼굴이 점차 일그러졌다.
“우주왕복선은 엄청난 정밀도를 자랑하는 수많은 부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많은 부품 중에 하나라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일식은 카메라를 향해 살짝 시선을 돌렸다.
“발사 당일, 챌린저호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서 원래 예정된 시각보다 늦게 발사되었습니다. 챌린저호의 고체 로켓 부스터의 연결부위를 막는 고무링은 이 얼음물이 담긴 컵에 넣어진 고무링과 같은 상태였을 겁니다.”
그는 얼음물이 담긴 컵에 고무링을 도로 넣고 높이 들었다.
중계 중인 카메라가 고무링이 담긴 컵을 클로즈업해 전송했다.
“나는 이런 사실을 알게 되자 챌린저호의 발사를 강행하면 폭발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나의 경고를 듣지 않았습니다. 누구 말처럼 박사 학위도 없고 관련 분야를 전공하지 않아서 그래서 그런 걸지도 모르죠.”
일식은 카메라를 향해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