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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한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91131269336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1-03-25
책 소개
목차
2화 토사구팽보다는 차라리 가난한 게 낫습니다 …39
3화 골라 먹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80
4화 토대를 쌓기 위함입니다 …127
5화 0을 하나 더 빼도록 하겠습니다 …164
6화 돈을 마련하면 어쩌시겠습니까? …216
7화 우리한테는 일식이가 있습니다 …254
8화 적자를 면하려면 꽉 채워야 합니다 …266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는 지금 일식 유나이티드 FC의 창단식에 와 있습니다.”
짧은 단발머리를 한 여자 리포터는 마이크를 손에 들고 카메라를 향해 말하기 시작했다.
“많은 분이 일식 유나이티드 FC의 창단을 축하하러 와 주셨는데요. 우리 대한민국이 첫 번째로 출전한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선수로 참가한 분을 포함해 축구계의 어르신들도 이 자리에 오셨습니다. 이분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리포터의 옆에는 원로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지난 1954년 스위스에서 열린 월드컵에 출전하셨잖아요.”
“그랬지.”
“세월이 흘러 여섯 번째 프로축구단이 창단하는 것을 보신 소감이 어떠세요?”
리포터는 마이크를 쥐지 않은 왼손으로 단상에 선 일식 유나이티드 FC의 선수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단상은 마치 패션쇼장을 방불케 했다.
“세상이 참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한 마디로 부러워.”
“그래. 정말, 세상이 많이 좋아졌어.”
원로들은 그윽한 눈으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저기 저 선수들은 축구 잘하라고 유명 회사에서 유니폼과 축구화는 물론이고 비싼 최고급 양복뿐만 아니라 넥타이니 셔츠니 구두니 시계니 가방이니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두 주잖아. 그런데 우리가 월드컵에 출전할 때는 그래도 명색이 국가대표인데 입고 갈 단복조차 없었어.”
“그랬지. 육이오 사변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니까.”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리포터는 안타깝다는 표정을 짓고는 원로들을 보고 물었다.
“단복을 입고 나가기는 했는데 돈이 없어서 당시 협회 임원이 보증을 서서 외상으로 입고 나갔지. 그때는 국가대표라고 그래도 저렇게 누가 주고 그러는 게 하나도 없었어.”
“그랬군요. 정말, 감회가 새로우시면서도 부러우시겠어요.”
“맞아. 부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 지금은 축구만 잘하면 저렇게 비싼 물건들을 주잖아.”
원로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단상 위에 서 있는 일식 유나이티드 FC 선수들을 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