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31946732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6-07-14
책 소개
목차
2. 검은 망원경
3. 시작
4. 제안
5. 위협
6. 내기
7. 범인은 항상 가까운 사람
8. 하얀 성의 침입자는 도망치지 못한다
9. 자각
10. 질긴 악연
11. 예언
12. 을의 연애
13. 확신
14. 잠 못 이루는 밤
15. 질투
16. 술래는 집요해야 한다
17. 한여은
18. 나룻배, 그대와 함께
19. 폭풍 전야
20. 감금 (1)
저자소개
책속에서
맛보기
숲 속의 공주처럼 잠들어 있던 서유하가 살포시 눈을 떴다. 두리번거리다 쩔걱거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제 발 근처를 본다. 발목에 있는 수갑과 연결된 쇠사슬이 침대 헤드의 장식 구멍에 연결돼 있는 걸 발견했다.
“우, 움직이지 마요.”
서유하가 놀란 눈으로 단호한 여은을 바라봤다.
“여은 씨, 이게 무슨…….”
“다, 다 서 변호사님이 자, 자초한 일, 일이에요.”
“네?”
“나, 날 가지고 노는 식으로…….”
서유하는 피해자처럼 구는 여은을 빤히 바라봤다. 그럴수록 여은은 초조한지 다리를 달달 떨었다. 서유하는 한숨을 내뱉듯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니, 사람을 이런 식으로 다루다니. 우리, 대화로 서운했던 것들 다 풀어요. 이러지 말고.”
“싫, 싫어요.”
여은이 입술을 빼죽 내밀곤 고개를 저었다. 서유하가 어이없다는 식으로 숨을 뱉었다.
“그러면 나 계속 이렇게 있어야 해요?”
서유하가 수갑을 살짝 잡아당기자 약하게 고정된 쇠사슬이 흔들렸다. 겁먹은 여은이 위협을 한답시고 쇠사슬을 세게 잡아당겼다. 서유하의 발목이 확 당겨졌다. 살짝 아파 눈썹을 꿈틀거리며 째려보자 여은이 걱정하는 기색을 보였다. 이것 봐라? 서유하는 재빨리 아픈 척을 했다.
“풀어줘요. 아파요…….”
서유하가 수갑 찬 발을 흔들었다. 사연 있는 듯한 눈에서 이슬이 한 방울씩 떨어졌다. 연기대상을 탈 만큼 명연기였다. 사실 서유하에겐 전혀 감흥 없는 아픔이었고, 이 상황이 재밌기만 했다.
“아, 안 돼요! 도, 도망갈 수 있, 있으니까…….”
나름 단호했지만 여은은 아프다는 말에 안절부절못했다. 살짝 느슨하게 해줄까 고민하다가 그냥 내버려뒀다. 풀어주면 자신을 헌신짝처럼 버릴 사람이다. 이 행위가 범죄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가만히 손가락만 빨고 있으면 다른 이들과 놀아나는 그를 보게 될 것이다. 그건 절대 안 된다. 절대! 여은의 어두운 눈동자를 발견했는지 서유하가 잠시 가만히 있더니 마른기침을 토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