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해 주세요

“이혼해 주세요.”

“안부 인사도 없이 다짜고짜 이혼해 달라는 거요?”

“안부를 원해요? 그래요. 안녕하세요, 남편 씨. 요즘 어때요?”

“사실 별로 좋지 않소. 당신은 어땠지?”

“저도요. 이유도 모르고 유럽 대륙의 반을 날아와야 했거든요.”

“당신의 여러 가지 면모를 봐 왔지, 엘로이즈. 다정하고 순수하고, 냉정하고, 무심하고. 하지만 분노하는 모습이 당신에게는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군.”

엘로이즈는 무겁게 한숨을 쉬었다.
“오디르, 부탁해요. 이혼해 줘요.”

“유감스럽게도 내 계획이랑은 달라서 말이오.”
오디르가 말했다.

“유감스럽게도 당신 계획과 나는 아무런 상관 없어요. 나는 내 인생을 살기 시작했어요. 그 인생에 당신은 없어요. 나는… 변했어요, 오디르. 당신이 결혼한 그 여자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