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결혼

“모레티 씨, 정확하게 어떤 제안을 하고 싶은 건가요?”

“우리 두 사람 다 잠시 직장에서 벗어나 함께 시간을 보내자는 거요.”

“나보고 당신의 펜트하우스에서 살금살금 걸어 다니라는 말인가요?”

루카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안 될 이유는 없잖소?”

“아니요. 난 좀 더 중립적인 장소였으면 해요. 당신 집이라면 좀 불편할 것 같아요.”

“좋소. 그럼, 함께 휴가를 보내는 건 어떻소? 해변에 별장을 빌린다거나 하는 것 말이오.”

“좋은 생각이에요. 하지만 휴가라는 게 얼마 동안을 의미하는 거죠?”

만약 휴가를 함께 보내기로 한다면 시간에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루카 역시 아이 엄마에 대해 알 필요가 있었다. 또한 아이와 유대감을 형성하고 클레어에게 그가 아이를 돌볼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킬 필요도 있었다.
“한 달 정도가 괜찮을 것 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