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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35484261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20-06-18
책 소개
목차
1. 만남
2. 꽃샘추위
3. 물들이기
4. 첫 키스
5. 둘만의 신혼여행
6. 조금씩, 서서히
7. 흔들림 없는, 그러나 흔들리는
8. 떨리게, 연애
에필로그
외전 - 떨리게, 연애 그 후.
작가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다음 주에는 우리 집에 인사드리러 갈 거예요.”
“따로 준비해야 할 건 없습니까?”
부드러웠던 진후의 말투가 다시금 딱딱해졌다.
“없어요.”
지유는 진후를 돌아봤다가 이내 운전에 집중했다. 두 사람 다 아까의 편안함이 문득 착각이었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둘 다 너무 편하게 굴었다.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웃고 하면서 어쩌면 가족이 됐다고 잠시 잠깐 헷갈렸던 것 같다.
“주의해야 할 게 있다면 알려 주세요.”
집 밖에서의 진후는 말이 없고 딱딱하고 사무적이다. 정면을 보고 있는 그를 지유가 힐끔거렸다. 어머니에게 살갑고 동생에게 다정한 남자, 보통의 남자들이 집에서는 그런 걸까 싶어서 궁금해졌다.
“원래 그래요?”
“뭐가 말입니까?”
“가족들한테 친절한 거요.”
밥은 먹었는지,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점심은 먹었는지, 저녁은 먹었는지 같이 있지 못한 시간 동안 잘 지냈는지 궁금해했다.
서로 있었던 일을 나누면서 그렇게 다른 공간에 있으면서도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세 사람의 모습에 지유는 언뜻언뜻 제 삶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내가 친절했어요?”
자신의 친절조차 느끼지 못할 만큼 친절한 사람이었다. 아니면 정말 습관처럼 몸에서 배어 나오는 거라 친절하지 않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친절해요, 서진후 씨.”
지유의 말이 어딘지 씁쓸하게 들렸다. 그녀의 가족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스물다섯 살밖에 안 됐는데 굉장히 어른스러웠다.
그녀의 어른스러움이 집안의 가풍 때문인지, 아니면 저절로 터득한 오랜 생활 습관인지, 아니면 원래 그렇게 타고난 건지 그것 또한 알고 싶었다.
“어때요?”
“뭐가요?”
“이지유 씨 집안사람들.”
지유에게 진후는 넌지시, 그러나 아주 사려 깊게 물었다.
결혼할 날짜가 다가올수록 그의 마음에 작은 풍랑이 일었다. 사실 그게 이 결혼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걸 그도 알고 있었다.
“어떤 분들인지 알면 좋을 것 같아서요.”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어떤 말을 하면 안 되는지, 그 정도는 알고 있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서진후 씨가 우리 집에서 할 일은 없어요.”
들리는 말에도 귀를 닫고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않으며 그저 묵묵히 이지유의 남편으로 자리를 지키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