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륜의 반려 2

륜의 반려 2

(완결)

김한나(석류알갱) (지은이)
  |  
플레이블(예원북스)
2019-08-26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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륜의 반려 2

책 정보

· 제목 : 륜의 반려 2 (완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36500274
· 쪽수 : 512쪽

책 소개

김한나(석류알갱) 장편소설. 하늘과 날씨를 부릴 줄 아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초보사냥꾼, 설루. 어느 날 아버지를 대신하여 밤 사냥에 나섰다가 실수로 낯선 사내에게 화살을 쏘게 되고…….

목차

31화 불나방이 되어
32화 담비 가죽에 꽃이 피는 날 上
33화 담비 가죽에 꽃이 피는 날 中
34화 담비 가죽에 꽃이 피는 날 下
35화 발각, 악연의 정점에 서다
36화 소훈 여씨(昭訓 璵氏)
37화 독이 번지다 上
38화 독이 번지다 下
39화 덫
40화 오해는 균열을 빚지만, 그래도 나는
41화 마수, 그 음침한 손아귀 上
42화 마수, 그 음침한 손아귀 下
43화 마음이 닿아도 정해진 이별이라면
44화 악의 소굴 上
45화 악의 소굴 下
46화 녹아들고, 받아들이다
47화 바람 앞의 등불
48화 기울어진 달에 살점이 차오르니
49화 요녀(妖女)
50화 달은 또다시 차오르고 上
51화 달은 또다시 차오르고 下
52화 륜의 반려
나아가는 이야기. 은빛 달의 테두리에, 우리가 함께
외전 1. 차가운 눈밭에도 언젠가 꽃은 핀다 上
외전 2. 차가운 눈밭에도 언젠가 꽃은 핀다 中
외전 3. 차가운 눈밭에도 언젠가 꽃은 핀다 下
덧붙이는 이야기. 꽃물이 흰 실을 붉게 적셔

저자소개

김한나(석류알갱) (지은이)    정보 더보기
느리고 더디게 생각을 풀어나가는 거북이. 그러나 느리고 더뎌도 언젠가는 반환점을 돌아 목표에 도달하지 않겠는가? 도달할 목표만 있다면 거북이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조금은 엉뚱한 사람. 느릿느릿 가다 보면 언젠가는 내 글에 나만이 낼 수 있는 향기가 온전히 입혀질 거라고 생각하는 낙천주의자. [출간작] 해토머리 / 약손 / 녹월춘화야담 1, 2권 환향 / 트랭퀼라이저 / 밤에 피는 꽃 / 뫼비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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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서른 날이 넘도록 밤낮 할 것 없이 이탄의 하늘을 뒤덮었다던 모래바람. 그것을 멎게 만든 것은 약 두 시진 전부터 시작되어 무서운 기세로 내리붓는 장대비였다.
“……덕분에 흙비가 내리는군.”
폐가에 몸을 숨긴 사내는 짙은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이 흙비를 내리게 한 장본인에게로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눈동자가 멈춘 곳에는 흑룡포를 덮은 소녀가 몸을 웅크린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태자 전하,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약조해 주십시오. 무슨 일이 있어도 저 아이를 내치지 않고 곁에 두며 지켜주시겠다고.”
“내 몸에 흠을 낸 죄인을…… 지켜줘야 한다? 우습구나. 말에 어폐가 있지 않으냐.”
“그리하실 수 없으시다면, 차라리 저희 두 사람을 이 자리에서 즉참하시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석 달 전, 설루를 데려오던 날. 죄인의 아비인 주제에 감히 ‘약조’받기를 원하던 금복의 청이 귓전을 맴도는 것 같아, 륜은 눈을 가늘게 뜨며 속엣말을 집어삼켰다.
‘오늘의 일은 보름달이 뜰 때에 보았던 것들과 비교할 수도 없어. 설루의 아비는 당연히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테고. 황도로 살아 돌아가게 된다면 가장 먼저 그를 불러들여야겠어.’
그는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생각을 모두 지워 버리려는 듯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동시에 절로 내쉬어진 한숨 너머로 조심스러운 인기척이 느껴졌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눈길을 돌리자 흑룡포 바깥으로 빠져나온 작은 발가락이 보였다. 꼼지락대는 것을 보니 분명 정신이 든 것이리라.
“깨었느냐?”
“…….”
자신을 향한 물음에 설루는 작은 몸짓을 멈추곤 감은 눈에 힘을 주었다. 대답을 꺼낼 수 없을 만큼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러나 침묵을 오래 이어가기는 어려웠다. 그에게서 겁박이 서린 목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일어났는데도 대답하지 않는다면 당장 그 용포를 벗겨낼 것이다.”
어두운 음성이 끝나기 무섭게, 여린 목소리가 튕겨 오르는 공처럼 내뱉어졌다.
“지, 지금 막 일어났습니다!”
우렁차게 외쳐진 궁색한 변명. 평소 같았으면 실소와 함께 핀잔을 주었을 테지만, 륜은 어떠한 말도 꺼내지 않았다. 대신 남루한 벽에 기댔던 상반신을 천천히 세우며 설루의 낯을 한참 동안 꼼꼼히 뜯어볼 뿐이었다.
두 뺨에 붉은 기가 감도는 말간 얼굴.
호수 빛이 은은히 감도는 검푸른 눈동자.
동글동글한 콧방울과 도톰한 입술.
상아빛 어깨 위로 드리워진 길고 새까만 머리카락까지.
그 모습은 지난 석 달 동안 매일 보아왔던 뿔난 망아지의 모습과 한 치도 다를 것이 없었다.
‘이토록 평범한 모습의 네가…… 어떻게 그리 변할 수 있었단 말이지?’
륜은 두 시진 전, 자신이 보았던 놀라운 광경을 되새기며 입매를 굳혔다. 신기가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눈앞의 자그마한 여자아이에게서 ‘그것’을 보게 될 것이라곤 일순간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뿔난 망아지처럼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기에 바쁘던 천방지축 소녀가 투명한 비늘로 뒤덮인 신의 형상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미간을 좁힌 그는 설루의 평범한 외양에 신의 형상을 덧입혀 보며 그녀에게로 가까이 다가섰다. 이에 당황한 설루가 맨 몸뚱이에 걸쳐진 흑룡포를 힘주어 잡으며 갈라진 목청을 토해냈다.
“그만 다가오십시오!”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저, 저, 저야말로 전하께 묻고 싶은 것을요?”
떨림을 가득 담은 새된 음성이 축축한 공기에 번지자 굵은 검미가 사선으로 지그시 치켜 올라갔다. 잔물결처럼 요동치는 소녀의 눈동자에서는 어떠한 기억의 잔상도 찾을 수 없었다.
자신이 무슨 존재로 변했는지, 얼마만큼의 거대한 위력을 토해냈는지. 그런 것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그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당혹감과 부끄러움만이 가득할 뿐이다.
“무엇이 알고 싶은 것이냐?”
“어째서 제가 이, 이렇게 홀딱 벗은 몰골로 있는 것인지…….”
설루는 어깨선을 타고 흘러내리려는 흑룡포를 꽉 움켜쥐며 긴장한 몸을 더더욱 바싹 굳혔다. 어디인지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왜 이러고 있는 것인지, 정말이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분명, 연회에서 단술 한 잔을 부딪칠 적에도 빠짐없이 갖춰 입고 있었는데. 게다가 여긴 또 어디냐고!’
콧등 위로 떨어지는 차가운 빗물에 정신을 차려보니 입고 있던 옷은 온데간데없고, 흑룡포만이 벗은 몸을 덮고 있는 기묘한 상황. 등골을 타고 흐르는 식은땀을 오롯이 느껴지며 절로 아랫입술이 깨물렸다.
그런 그녀를 향해 익숙한 중저음이 밀려들었다.
“고작 그것이 알고 싶은 것이냐?”
고작이라니요? 제게는 엄청나게 큰일인걸요?
설루는 그렇게 소리치고 싶은 것을 겨우 참으며 자신에게로 가까워지는 존재를 두려움이 깃든 눈동자로 올려다보았다. 이에 그가 굳은 표정으로 담담히 말을 이었다.
“스스로 벗었다. 그 누구의 악력도 아닌 네 스스로. 아니, 괴력으로 찢어발겼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지만.”
모래바람을 헤치고 공중으로 붕 뜬 작은 몸에선 순식간에 옷이 찢겨 사라지고, 곧이어 천둥과 벼락을 내리며 사납게 포효하던 용의 형상만이 눈동자 속으로 빨려들었으니까.
륜은 마른침을 삼키며 차분히 입매를 닫았다. 검푸른 눈동자를 담은 조막만 한 얼굴이 잿빛으로 화하는 것은 그야말로 찰나였다.
“제가…… 그랬단 말씀이십니까? 벗은 것도 모자라 찢어발겨요? 감히, 전하의 앞에서요?”
“당연히.”
“마, 말이 안 되질 않습니까? 찢어발기다니요. 그랬다면 기억을 못 할 리가 없는데……!”
“물론 멀쩡한 정신은 아니었겠지. 하지만 분명히 네 스스로 그리하였다.”
“인정할 수 없습니다!”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은, 내가 너의 옷을 찢기라도 했다는 것이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엄한 음성에 설루는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눈꺼풀을 내리깔았다. 어떤 것이든 기억해 내려 애를 썼지만 자그마한 맨발만이 젖은 바닥 위에서 동동 굴러질 뿐, 떠오르는 것은 도통 아무것도 없었다.
설상가상, 캄캄한 머릿속처럼 눈앞마저도 캄캄해졌고, 무엇인가가 툭하니 잘려 나간 기분만 깊어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발칙한 생각 하나가 뇌리를 스치고 사라졌으니!
“설마…… 제 몸을 모두 보신 건 아니겠지요?”
“그 점에 대해선 너도 이미 짐작하고 있을 텐데? 보지 않고서는 널 이곳에 데려올 수도, 용포를 벗어 덮어줄 수도 없었을 테니까.”
아아, 하늘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설루는 탄식과 함께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다, 이내 무릎 사이에 고개를 묻고는 돌덩이처럼 몸을 굳혔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심정이 이러할까?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었다. 감히 좋아해서는 안 될 분을 마음에 담아버린 죄로 하늘님께 벌이라도 받은 기분이었다.
‘바라보기만 해도 마냥 마음이 설레는 전하의 앞에서 기억에도 없는 그런 볼썽사나운 짓을 해버리다니. 아아, 전하께선 날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단술에 취해 몹쓸 짓을 저지른…… 정신이 나간 아이라고 여기셨겠지?’
결국, 뒤죽박죽 엉망이 되어버린 감정들이 마음속에서 한계치를 모르고 부풀어 올랐다. 종결에는 눈가의 물기로 화하여 사르르, 고일 때까지.
“우느냐?”
“…….”
설루는 고인 눈물을 떨어뜨리지 않으려 가만히 숨을 삼켰다. 그러자 한결 나직해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널 그리 긴 시간 동안 눈에 담지는 않았다.”
“정말…… 이십니까?”
“그래. 그러니 안심해도 좋아. 낙심하거나 부끄러워할 필요도 없고.”
순간, 입술 사이로 삼켰던 숨이 천천히 흘러나왔다. 안심해도 좋다는 말에 팽팽히 부풀었던 감정덩어리들이 정말로 스르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상황적으로 따져 보면 달라질 것은 전혀 없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흘러나오던 숨결은 다시금 멎어버리고야 말았다.
“딱히 눈에 담을 만한 것도 없었으니까.”
그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혼잣말 때문이었다.
‘눈에…… 담을 만한 것이 없었다고?’
어색한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높으신 분께서 일부러 입에 담으신 배려 어린 말놀음으로 여겨도 될 법했지만, 가슴이 찌르르 아파왔다. 한없이 가볍지만 찔리면 제법 따가운 바늘에 심장이 쿡 하고 찔려 버린 기분이 드는 것도 모자라, 원망이란 놈이 찔린 자리에서 빠끔히 고개를 내밀기까지 했다.
“지금 그걸 위로라고…….”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인 채 멀거니 중얼거리던 설루는 고였던 눈물을 뺨으로 내보내고야 말았다. 물론 울면 안 된다는 것도, 원망할 것도 없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우리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었으니까. 그저 남들의 눈속임을 위해 모든 것을 ‘연기’한 주종 관계였을 뿐이니까.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테고. 주인이 전리품에게 싫증을 내지 않는 한.
‘그러니까 어서 정신 차리고 천방지축 망아지처럼 주제 넘는 소리라도 지껄여봐. 전하의 말씀을 장난스럽게 되받아치기라도 해보라고. 전하의 옆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머물고 싶으면 여인보다는 망아지로 있는 편이 나으니까.’
그렇게 스스로를 질책하며 사방으로 튀어버린 감정의 파편들을 억지로 붙잡던 그때였다.
“설루.”
가라앉은 목소리와 함께 정수리에 따스한 온기가 와 닿아 절로 고개가 들어 올려졌다. 순간, 커다란 의미가 되어버린 이 사람에 대한 감정이 새삼 더욱 선명해져, 눈물이 또다시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 눈물은 연모의 감정이 아닌, 단순히 부끄러움과 수치심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포장해야 한다.
“눈물을 그치고 날 보거라. 네가 우니 비가 더욱 거세지질 않았느냐? 이러다간 폐가의 낡은 지붕이 다 뚫리겠구나.”
자못 부드러운 다그침에 설루는 물기 어린 눈동자를 가늘게 찡그렸다. 그러곤 마음에도 없는 볼멘 음성을 혀끝에 담았다.
“……전하의 탓입니다.”
“나의 탓?”
“그렇지 않아도 빈곤한 몸뚱이를 볼품까지 없다고 하셨지 않습니까? 그야말로 확인사살을 당한 사냥감이 된 기분이란 말입니다.”
“확인사살이라니. 그럼, 내 너를 두고 풍만하고 요염하여 눈요기에 좋았다고 말했어야 한단 뜻이냐?”
“왜, 그 선의의 거짓말이란 말도 있지 않습니까?”
생각지도 못한 퉁명스러운 말대답에 그는 설루의 얼굴을 한동안 말없이 응시했다. 그러다 작은 몸을 갑작스레 품에 안고서 새하얀 허벅지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흑룡포를 밀어 올렸다.
“저, 전하!”
돌발적인 행동에 깜짝 놀란 그녀가 그의 손을 붙잡으며 놀란 음성을 연거푸 쏟아냈다.
“볼 것도 없다고 하셨으면서 도대체 왜 이러십니까?”
“딱 한 가지가 있었다.”
“예?”
“잘 보아라. 무엇이 있는지.”
“무엇…… 이라니요?”
그는 대답을 하는 대신 자그마한 손을 허벅지 안쪽으로 인도했다. 문제의 부위에는 비늘처럼 생긴 푸른빛의 조각 하나가 본래 한 몸이었던 것처럼 박혀 있었다.
“어째서 이런 게 다리에…….”
“진정 낯선 것이냐?”
“네. 이런 건 제 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었는걸요.”
혼란과 당혹스러움 넘어서 공포심마저 느껴지는 검푸른 눈동자. 륜은 설루의 눈빛에 제 시선을 오롯이 얽으며 이 눈동자를 처음으로 마주했던 날을 떠올렸다.
어둠을 가른 화살이 서로의 운명을 이었던, 아직은…… 오해로 얼룩진 어둠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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