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41600723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4-06-1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그때 못 봤던 거 보러 가자
그녀는 거의 자기 집에 있는 것 같았다/ 소매가 긴 푸른 셔츠에 검정 바지/ 만두/ 그의 태도와 눈빛/ 한 사람이 두 사람을 끌어들여 이틀에 걸쳐/ 해낸 작업에 대한 보고서/ 여주/ 감자 양식/ 나오는 사람들/ 직접적인 경험/ 중요한 역할/ 들어올린 발꿈치의 우아함/ 충북대학교/ 제라늄의 도움을 받아
2부 이제 그만 와서 카레를 먹어
날씨/ 카레/ 단추를 목까지 채우고서/ 점심시간/ 이야기/ 밀어서 넘어트리기/ 작은 수건/ 음복/ 두 사람이/ 그 여자 얼굴/ 부끄러움/ 화양동
3부 모든 이가 이야기 밖으로 빠져나간 후에
모두 도망이라도 간 듯 조용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정오/ 의자 위에 올라서서/ 세 사람/ 레몬/ 비 오는 날 물 끓이기/ 소설 읽고 나서 하는 청소/ 애니시다의 죽음/ 어둠을 밝히는 불빛/ 늙은 오이 속 파내기/ 설거지/ 상진 녹색 진실 바지
4부 다 같이 일어나 추는 춤처럼
내 마음속에 언제나/ 양육/ 다세대주택/ 두 개의 마음으로/ 주전자에서 물이 끓는 동안/ 여성 시 읽기 세미나 뒤풀이 자리에 찾아온/ 늙은 여자/ 야외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아 나눈 대화/ 스웨터/ 종묘/ 크고 작은 애들/ 감자 껍질 까기
해설| 식물의 시선, 낯섦의 형식_선우은실(문학평론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레몬 한 망 사갖고 와서
(…)
레몬이라는 제목의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레몬에게서 레몬을 떼어내려고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잘 안 돼서 그냥 레몬한테 레몬을 줘버리는 것이다.
_「레몬」 부분
나갔다 들어와보니 네가 죽어 있다. 나가기 직전에 네가 어떤 상태였는지 기억 안 난다. 언제나 거기 있고. 언제나 살아 있고. 심지어 무성하게 살아 있어서 나는 살아 있음에 대한 걱정을 놓아버렸다. 심지어 아름다웠다. 아름다워. 그 말을 입에 올린 게 문제였을까. 뻔뻔하게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올려서. 아름다움이 오염되었나. 영원할 것처럼. 이렇게 가벼운 무엇이. 무엇이 무엇을 지나 무엇이 되는. 숨을 훅 들이쉬고. 내쉬고. 아름다움이 아름다움을 지나 아름다움을 넘어가고. 나는 나갔다가 들어오고. 애니시다가 죽었다.
_「애니시다의 죽음」 전문
늙은 오이는 대개 부엌 서늘한 구석에 놓여 있습니다. 저렇게
고집스러운 채소는 정말이지……
혼잣말을 했을 뿐인데
설탕통을 꺼내려 찬장 문을 열던 엄마가 멈칫하는 게 보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며
엄마는 종종 그런 말이 들린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_「늙은 오이 속 파내기」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