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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41601225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4-12-05
책 소개
목차
모린 007
핀홀Pinhole 047
담담 091
작은 눈덩이 하나 127
또, 155
하지夏至 179
틈 215
해설|안서현(문학평론가)
시간 관찰자 시점 259
작가의 말 277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미란씨는 무언가를 나중에 잃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없는 게 나은 것 같다고 했었죠. 나중에 잃게 되는 건 너무 가슴 아프다고요.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난 나중에 잃는 것을 선택할 거예요. 그건 두 세계를 살아보는 거잖아요. 어쩌면 세 세계인지도 모르죠. 있음과 없음, 그 둘을 연결하는 잃음. 나는 나한테 주어지는 모든 세계를 빠짐없이 살아보고 싶어요.(「모린」)
쥐약을 먹은 집쥐는 도망칠 기력도 없는지 사람이 다가가도 움직이지 않았다. 둥글납작하게 몸을 말고 가만히 웅크리고만 있었다. 집쥐의 숨통이 끊어지면 원장은 사체를 모아 녹슨 드럼통에 넣고 쓰레기와 함께 태웠다. 아이들은 먼발치에서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쥐가 불쌍하다고 울먹이는 아이가 있으면 원장은 무심하게 말했다.
어쩔 수 없어. 사람이랑 쥐는 한집에서 살 수 없는 거야.
그럼 집쥐는 어디에서 누구와 살 수 있는 걸까. 어린 보라는 궁금했다.(「핀홀Pinhole」)
가끔 생각한다. 내게 수윤은 무엇이었고 그애를 사랑했던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수윤을 사랑하고, 사랑한다고 굳게 믿었던 그 시절이 내게 무엇으로 남았는지. 내 안에서 정리가 된다면 은석에게 모든 과거를 털어놓는 날이 올 수도 있을까.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털어놓는 일과 서로를 이해하는 일, 한 사람을 아는 일 간에 정확히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그것이 관계에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 일인지 갈수록 알 수가 없어진다. 서로를 이해하는 일, 한 사람을 아는 일이 과연 무엇인지조차도.(「담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