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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41601546
· 쪽수 : 412쪽
· 출판일 : 2025-01-03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내 가슴속 판도라 상자
1부
독립투사 이명균 조부와 할머니/ 조부의 희귀한 유품 하나/ 소년기의 아버지/ 아버지의 축귀문/ 잃어버린 어머니 사진/ 일본 고쿠라역을 지나며/ 아버지의 청탁 편지/ 아버지의 꽃씨 봉투/ 부모님 묘소 합장/ 시 「새벽 연필」과 한포 숙부/ 시 「민들레꽃」과 봉계 숙모/ 큰누나 혼례식/ 작은누나 혼례식/ 형의 결혼식/ 형의 졸업 사진과 사인첩/ 처음 가본 외가 마을/ 대구 ‘자갈마당’ 이야기/ 미국산 밀가루 부대로 만든 팬티/ 마당 우물에 대한 추억/ 새벽에 일어나 이를 잡다/ 철도에 뛰어드는 사람들/ 진달래만 보면 생각나는 것/ 태풍 사라호와 새 운동화/ 마구간 있던 자리/ 친구네 집에서 만난 장 전축/ 내 속의 아버지/ 다시 가본 옛집/ 오래된 사진 한 장
2부
고향 가는 길/ 고향 마을에서 들었던 방성/ 동족 마을의 분계선/ 내가 만든 이름 ‘길소개’/ 성모당에서 바라보는 대건중학교/ 친구 어머니의 전축/ 송충이 잡으러 가던 날/ ‘눈 할마시’ 이야기/ 노래 속에서 찾아낸 어머니 목소리/ 깊은 밤의 노래 공연/ 농장 장학생 시절의 추억/ 친구 엉덩이의 늑대 이빨 자국/ 개교기념일의 돼지국밥/ 신라문화제 전국고교백일장에 참가하다/ 내연산 향로봉 정상에 오르다/ 고란초에 대한 상념/ 가람동우회 시절/ 군화, 즉 ‘똥구두’에 대한 추억/ 고등학교 졸업반 시절/ 재수생 시절의 애환/ 당숙이 보내준 격려
3부
대학 국문과 시절의 추억들/ 대학 시절의 시 동인지 『선실』/ 독후감 공모에 당선되다/ 대학에서의 연극 활동/ 가정교사/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이야기/ ‘1973’ 동인에서 ‘반시’ 동인으로/ ‘반시’ 동인 시절의 추억/ 나의 수제작 시집/ 1970년대 대구의 술집 이야기/ 나의 첫 교단 경험/ 중학교 제자들과의 음주/ 군 입대 전후/ 흑산도의 밤/ 제자들의 위문편지/ 늦깎이로 입대해서 겪은 일/ 훈련병 때의 일화/ 탄약사령부
4부
약관에 교수가 되다/ 안동이라는 곳/ 정호경 신부의 추억/ 안동에서 있었던 일들/ 안동독서회 결성 시절/ 안동을 찾아온 시인들/ 안동 금소동 배분령 할머니/ 삼청교육대에서 죽은 청년/ 1980년대의 충북대학교/ 전설이 된 김지하 시인과의 노래 시합/ 작가 K의 혼례식 청첩장/ 『백석시전집』 발간 이야기/ 백석 시인과 통영/ 백석 시인을 다룬 소설/ 자야 여사의 『내 사랑 백석』 이야기/ 자야 여사의 편지/ 스스로를 노소녀라 부른 자야/ 『내 사랑 백석』 발간 전후/ 추억을 위한 변명/ 아름다운 인연, 아름다운 족적/ 길상사가 시작된 내력/ 길상사, 사찰로 바뀐 요정/ 길상사와 백석 시인은 무관하다/ 옛가요사랑모임 ‘유정천리’/ 모스크바에서 열린 특별한 세미나/ 한 고려인 작가에 관한 우울한 상념/ 제자들을 위한 기도
|나가며|
쾌활당에서 그리운 이름들을 불러보며
저자소개
책속에서
지금껏 살아오면서 흔쾌히 밝히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쏟아내었으니, 나는 내 가슴속에 감추어둔 판도라 상자를 꺼내 그 잠금장치를 풀고 그 내부를 활짝 열어젖힌 격이다. 상자 속에서는 놀랍게도 지금은 곁에 계시지 않는 정겨운 얼굴이 하나둘씩 등장한다. 그분들은 내 가슴속 스크린 위로 흐릿한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간다. 한순간 내 눈에는 물기가 어린다. 옛 추억의 실루엣을 떠올리며 나는 그 정겨운 이름들을 나직이 불러본다. 어둡고 침침하던 마음에 환한 등불이 켜진다. _「내 가슴속 판도라 상자」
나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물질적 재산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땅도 집도 돈도 전혀 받은 것이 없지만 여러 유품 속에서 찾아낸 이 꽃씨 봉투가 아버지가 남긴 최대의 유산입니다. 하마터면 이 귀한 것을 그냥 버릴 뻔했습니다. 그걸 서가에 올려두고 그윽이 바라보며 아버지 생각에 잠깁니다. 아버지는 어떤 유품보다도 값지고 소중한 물건을 남겨주셨습니다. _「아버지의 꽃씨 봉투」
어느 날 숙부는 내 손목을 가까이 끌어당겨 당신 곁에 앉히더니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건네주셨습니다. 연필 한 다스입니다. 당시에는 지우개 달린 연필이 귀하던 시절인데 그것까지 달린 고급품으로 자루에는 은빛 글씨가 보입니다. 그 글씨가 지금도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바로 ‘새벽연필’이라는 네 글자입니다. _「시 「새벽 연필」과 한포 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