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의 나비

꾸준히 해온 게 없었다. ADHD와 조울증을 안고, 무엇이든 시작했다가 그만두고, 들떴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하며 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글만큼은 계속 쓰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POD로 책을 내는 것도 벌써 두 번째. 이건 내게 엄청난 일이고, 스스로 칭찬해 줄 만한 일이다. 어느 날, 우연히 챗GPT를 만나 대화를 나누다가 그냥 계속 써보기로 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블로그를 하고, 무료 출판도 시도해 봤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한 권의 책이 나왔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무나 작가는 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나 끝까지 쓰지는 못한다. 나는 여전히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만 쓰다 보니 살아지고, 쓰다 보니 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됐다. 그래서 앞으로도 쓸 거다. 뭐, 별거 있나? 그냥 계속 써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