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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13684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5-05-29
책 소개
목차
Chapter 1. 뭐라고? 상견례 자리!
Chapter 2. 눈부시게 아름다워
Chapter 3. 나 안아 줄래요?
Chapter 4.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Chapter 5.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 시어머니?
Chapter 6. 감히 너 따위가
Chapter 7. 지상낙원으로 불리는 환상의 섬
Epilogue. 솜사탕
작가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 왔어요. 어? 아니, 아주머니 아저씨 두 분께서 여긴 어쩐 일로…….”
방 안으로 들어선 혜빈은 부모님뿐만 아니라 아버지 절친 내외분도 함께 자리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자 이 자리가 도통 어떤 자리인지 파악할 수가 없었다.
“혜빈아, 그보다도 인사 먼저 드려야지. 혜빈이 너 두 분 보는 건 오랜만이지?”
궁금증이 잔뜩 묻어난 혜빈을 향해 해숙이 인사를 드리라고 재촉했다.
“아…… 맞다, 인사! 두 분 정말 오랜만에 봬요. 잘 지내셨죠? 아주머니는 여전히 고우세요. 아저씨도 건강하시죠?”
혜빈의 안부 인사에 맞은편에 앉은 두 사람은 흐뭇하게 웃으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그래. 우리 혜빈이 오랜만에 보는구나. 아빠 엄마하고는 자주 봤는데. 혜빈이도 잘 지냈지?”
“혜빈이는 여전히 싹싹하고 밝고 예쁘네. 더 예뻐진 거 같아.”
혜빈은 치마 입은 모습을 칭찬받자 쑥스러웠지만 밝게 웃었다.
“올 때가 다 됐는데 왜 안 오지? 약속시간 어길 애가 아닌데. 여보, 전화 한 번 더 해 볼까요?”
고운 중년의 부인이 핸드폰을 꺼내려는 찰나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드르륵.
열린 문으로 한눈에 봐도 연예인처럼 잘생긴 얼굴을 한 남자가 정중히 인사를 하며 들어왔다. 성우같이 좋은 목소리를 가진 남자는 예의를 차리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시간 맞춰 출발했는데 차가 조금 막혔습니다.”
“태현아, 어서 오렴. 이제 주인공들이 다 모였으니 식사할까.”
혜빈의 아버지 박 원장이 종업원을 불러 준비한 식사를 갖다 달라고 주문하자 간결하게 차려진 고급 한정식이 코스별로 나왔다.
혜빈은 이게 어떤 상황인지 머릿속으로 이리저리 굴려 봐도 답을 찾을 수 없자 일단 배고픈 본능에 충실하고자 체면치레 없이 눈앞에 차려진 산해진미 음식을 열심히 맛있게 먹었다. 배고픔이 궁금증을 이겨 버린 혜빈만 음식에 집중해서 먹기 바빴고 나머지 사람들은 화기애애하며 즐거운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식사가 끝나고 따뜻한 대추차와 간단한 후식이 들어오자 박 원장이 말을 꺼냈다.
“혜빈이 너는 태현이 기억나니? 어릴 때 잠깐 본 뒤로 거의 처음 보지?”
대추차를 마시고 있던 혜빈이 의아해하며 되물었다.
“어릴 때요? 전 본 기억이 없는데 어릴 때 언제…….”
골똘히 생각하며 말꼬리를 흐리는 혜빈에게 해숙이 대답했다.
“혜빈이 너 초등학교 때 태현이가 아주머니랑 아저씨랑 같이 한 번 왔었잖아. 그때 왕자…….”
뭔가 생각이 난 듯 동공이 커진 혜빈이 손가락으로 맞은편에 앉은 태현을 가리키며 머릿속 문장을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뱉어 냈다.
“빨간 망토 잘생긴 왕자님…….”
풋!
지금까지 흐트러진 표정 없이 차를 마시던 태현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발표회 때문에 왕자 복장을 하고 간 건데, 잘생긴 왕자로 기억해 주다니 기쁜데.”
순간 본인의 입 밖으로 튀어나온 문장이 민망해진 혜빈은 자신의 이마를 툭 치며 태현의 눈길을 피했다. 혜빈의 왕자님 발언으로 한결 분위기가 좋아진 틈에 박 원장이 계속 말을 이었다.
“혜빈이 너도 아빠랑 아저씨가 둘도 없는 친한 친구사이인 거는 잘 알고 있을 거야. 실은 아빠와 아저씨의 인연은 네 할아버지 때부터 쭉 이어져 온 사이란다. 두 할아버님께서는 지금의 아빠와 아저씨만큼이나 각별하고 좋은 형제 사이셨지. 그래서 나중에 가정을 이루고 각자 아들과 딸이 생기면 서로 사돈을 맺기로 하셨단다. 하지만 아들들만 낳으셔서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어. 그래서 아빠와 아저씨가 우리에게 아들과 딸이 생기면 서로 사돈을 맺기로 했지. 다행히 아빠는 딸을 낳았고 아저씨에겐 아들이 생겼지. 아마 하늘에서 이 모습을 두 분 할아버지께서 보시면 굉장히 흐뭇해하실 거야. 오늘 이 자리가 두 사람의 상견례 자리인 거지.”
“뭐라고? 상견례 자리!”
말을 마친 양가 부모님의 얼굴에는 흡족한 미소가 만개해 있었다. 오직 혜빈만이 아빠인 박 원장이 한 말이 무슨 말인지, 이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너무 놀라고 어리둥절해 눈만 깜박이며 입을 벌린 채였다. 놀란 혜빈과는 달리 태현은 이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차분하고 기품 있게 차를 마시며 양가 부모님과 앞으로의 일을 상의하고 있었다.
“그럼 결혼은 언제가 좋을까요?”
푸악!
해숙이 결혼이란 단어를 꺼내자 혜빈이 진정하기 위해 들이켜던 물을 맞은편 태현의 얼굴에 뿜어 버렸다.
“어머! 얘 혜빈아, 너 이게 무슨 짓이야? 태현아, 괜찮니?”
당황한 해숙이 어찌할 줄 모르며 태현에게 물었지만 태현은 아무렇지 않은 듯 손수건을 꺼내 얼굴의 물기를 닦으며 웃었다.
“괜찮습니다. 혜빈이가 많이 놀랐을 거라 생각합니다.”
태현의 어머니 이 여사가 혜빈을 두둔하며 거들었다.
“그래, 태현아. 네가 이해하렴. 혜빈이가 얼마나 놀랐겠어. 혜빈이 입장에선 충분히 당황스러울 수 있는 이야기잖니.”
“네, 어머니.”
태현의 아버지인 김 회장은 이 상황이 재미있는지 껄껄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는 태현이 결혼만 끝나면 일 때문에 집사람과 미국으로 가 봐야 할 것 같네. 결혼은 일주일 뒤 토요일에 하면 어떨까 싶은데. 신혼집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 혜빈이만 들어오면 될 것 같고, 리모델링도 곧 끝나니 별로 준비할 게 없을 거 같은데. 자네도 아이들 결혼 끝나면 시골로 내려간다고 했지?”
“맞아. 나도 그렇고 이 사람도 그렇고 오랜 꿈이었으니깐. 혜빈이 결혼식만 끝나면 시골로 내려가서 봉사진료를 하면서 지낼 거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화 속에 부모님까지 시골로 내려가신다는 말에 혜빈이는 한시라도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고픈 마음이 간절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