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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정치학/외교학/행정학 > 정치학 일반
· ISBN : 9791155310007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3-05-16
책 소개
목차
추천사 레드북스 주인장, 녹색의 스토리텔러로 등극하다|김수민 7
프롤로그 페트라 켈리를 위한 변명 13
1장 녹색이라는 이름의 반란
58년 만의 반란, 녹색당의 습격 23
카를스루에에 나부낀 녹색 깃발 35
정당 반대 정당, 독일 녹색당 44
연방 의회를 향한 진군 51
헤센 연정, 현실주의자와 원칙주의 사이에서 61
2장 녹색당의 잔 다르크, 페트라 켈리
녹색 잔 다르크의 죽음 75
평화와 비폭력 저항, 그리고 여성주의 82
제도권 속으로 대장정을 떠나다 91
연인 바스티안, 유일한 가족 비열레 103
타협 20퍼센트보다 나은, 원칙 8퍼센트 111
3장 적록 연정을 향한 역사적 전진
좌절 그리고 ‘동맹 90/녹색’의 탄생 121
적록 연정을 향한 실험 132
탄생, 1기 적록 연정 143
적록 연정, 위기를 맞다 151
적록 연정 시즌2 163
두 번의 실험, 그리고 다시 야당으로 171
4장 미래가 있다면, 녹색
녹색 정치와 풀뿌리 민주주의 185
핵 없는 독일의 꿈, 탈핵 192
태양, 물, 바람의 나라로 202
녹색 도시를 향한 담대한 기획 212
5장 녹색 집권을 향한 아주 힘찬 발걸음
자전거를 탄 생태 자민당 221
사민당을 넘어 녹색 집권으로 230
녹색당의 미래 지도자들 239
유럽의 녹색당‘들’ 250
에필로그 녹색과 적색의 변증법적 대화 261
저자소개
책속에서
독일 함부르크에서 보수 정당인 기독민주연합과 연정을 맺어 집권에 성공한 녹색당은 복지 예산을 삭감하는 등 실정을 거듭하며 서민의 지지를 잃고 있었다. 30대 실업자에게 “내가 바보인가, 녹색당을 찍게?”라는 소리를 듣는 부르주아(또는 프티) 정당으로 전락했으며, 회색 건물에 얄팍하게 ‘친환경’ 요소를 더하는 정도로 녹색의 특성마저 흐릿해졌다. …… 독일 녹색당이 그렇게 된 이유는 자본주의에 맞서는 긴장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됐을까? 당내 두 가지 경향인 원칙주의(푼디스)와 현실주의(레알로스) 사이의 균형추가 현실주의 쪽으로 기울고 원칙주의 그룹이 탈당한 영향 때문이라는 게 내가 세운 가설이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더해진다. 원칙주의 그룹이 퇴조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 그룹 자신의 책임은 없을까? 나는 어렴풋이 원칙주의자들의 정치 전략이 현실주의자들에 견줘 단조롭고 경직된 탓이라고 짐작했다. 그러나 자세한 내막은 확인하지 못했다. 해외 녹색당에 관한 소개나 연구가 거의 없어 내가 뒤적일 만한 자료가 흔하지 않았다. 세계의 녹색당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독일 녹색당의 속사정을 엿볼 수 있는 책도 페트라 켈리나 요쉬카 피셔의 삶을 다루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중 최백순이 보내준 원고를 받았다. 내가 기다리던 그 내용이다.
녹색당 최초로 주 총리에 오르는 영광을 차지한 빈프리트 크레츠만은 그동안 중앙 정치 무대에서는 한발 뒤처진 인물이었다. 당의 핵심지도부하고 정치 노선이 다르지 않지만 주류에 속하지는 않았다. ……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는 벤츠를 생산하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다임러와 포르세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심지어 슈투트가르트 인구 56만 명 중에 자동차 관련 종사자가 20만 명으로 추산될 정도다. 한마디로 자동차로 먹고사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주 총리에 오른 크레츠만이 공식 석상에서 처음 한 발언은 예상 밖이었다. “저탄소 시대로 가려면 자동차 생산을 줄여야 한다.” 지지자들조차 놀란 이 메카톤급 발언에서는 녹색당의 강한 의지와 자신감마저 엿보인다.
이때 녹색당이 주장한 정책을 살펴보면 재생 에너지 개발에 재정 지원을 확대한다거나 원전을 폐지한다는 당연한 내용만 있지는 않았다. 고용 형태에 따른 노동 계급의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동일 노동 동일 임금’처럼 좌파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지금이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때로서는 정책 또한 독특한 게 많았다. 예를 들어 모든 위험한 화학제품 제조 금지, 전쟁과 관련된 장난감 제조 금지 등은 보기에 따라 구분도 모호하고 그때 정서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서독이 재무장을 추진하던 시기인 탓에 나토의 해체와 무기 수출 금지 같은 내용이 전면에 배치되고 강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