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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91155311288
· 쪽수 : 239쪽
· 출판일 : 2022-01-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이야기가 품은 씨앗들
1장 이야기를 시작해줄게
너, 책 써봤냐?
엄마와 나는 서로 목을 조르고 있었다
자꾸만 질문하게 만드는 사람들
2장 지금 여기, 박순애
박순애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정답이 아니라 대답이 듣고 싶었다
세상에! 저기 위에 뻘건색이 있는 거야
이상희, 나 박순애를 기다리다 죽은 사람
3장 내가 그리워하던 조국이 이거냐, 저질이네
한국에 내리니까 너무나 살벌해
광주 교도소, 자유가 없다 뿐이지 인간적이고 재밌어
박순에에게 국가란 무엇이었을까
4장 교도소 나와서 막막했어
가난한 사람의 영리함에 관하여
모른다는 생각이 만들어내는 인간
따가운 눈초리를 견디며 살아낸 가난한 몸과 시간들
5장 우리같이 억울하게 산 사람이 덮어쓴 죄
박순애의 무죄 판결 간절한 시도
법의 판결보다 중요한 여섯 사람의 말
박순애, 대화
6장 하하하, 나는 정반대의 삶을 살았다
버텨, 버텨야 해
들으면 써야 해
에필로그 집에 관한 이야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우리 한국 역사 때문에 희생한 할머니여. 남북이 갈라졌기 때문에 모든 사건이 일어났잖아. 나는 그 역사의 기록이야. 내가 역사야.”
엄마는 가정 폭력의 피해자였다. 엄마가 불쌍했다. 엄마는 가정 폭력 가해자이기도 했다. 매스컴에서 흔히 보는 전형적인 가정 폭력 가해자는 아니었다. 칼을 들고 협박하지도 않았고, 피가 철철 날 정도로 때린 적도 없었다. 사람들이 인정하는 피해자 기준에 못 미치는 폭력이니까 항의하면 안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엄마를 미워하지 않는 대신에 내가 겪은 문제를 작고 사소하게 만드는 쪽을 선택했다.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놀랐다. 박순애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들이 몹시 놀라워서 멍하니 바라봤다.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는 순간이 이어졌다. 나중에는 타인의 삶을 이해한다는 일이 가능한지 계속 질문했다. 박순애가 겪은 일들을 듣고 건넬 수 있는 말이 아무것도 없었다. 말을 끊고 질문을 던지기가 어려웠다. 처음에는 타고난 시대가 다른 탓이라고 생각했다. 박순애의 시대를 알면 박순애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간극을 메우려고 열심히 자료를 뒤적이고 기록을 읽었다. 그렇지만 그 시대를 알아갈수록 박순애와 나 사이의 거리감은 더욱 확연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