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5780176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봄을 부르는 아이들
시를 사랑하는 사회
내 마음 속 풍경
새해의 이야기
헤어짐
예술가의 삶
먼저 간 사람들의 기억
이름 바꾸기
자장가
불황의 시절에
미래의 일자리
편지가 사라진 세상에서
빈 가슴에 안는 이야기들
휴전선에서
황초령 아래 얼어죽은 소녀를 위하여
껌벅거리는 촛불을 지키려고
나이 든 사람들을 위한 예술
밤에 육유의 시를 읊노라(夜吟陸游)
세월만이 가르쳐 줄 수 있는 것
어버이날이면
일어나는 것들은 모두 과거에 시작되었다
사랑의 물길이 다 흐른 뒤
도시의 가을
길었던 한 해를 보내며
꿈은 어떻게 이루는가 그리고 지키는가
한강의 봄
기회주의자의 느긋함
도심의 여름
허름한 지도제작자의 삶
미당의 고택에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러고 보면, 우리의 나날은 ‘큰 것들’로 채워진다. 어려운 나라를 걱정하고, 끊임없이 돌아오는 어음들을 부도내지 않으려고 금융가를 누비고, 느닷없는 조기 퇴직에 대비하느라 마음을 썩이고, 점점 무거워지는 아이들 과외비를 마련하고 - 그런 큰 일들에 부대끼는 동안에 ‘작은 것들’은 잊혀진다.
생각해보면, 그러나 우리가 어쩌다 하는 작은 것들은 - 아이들과 나누는 몇 마디, 함께 늙어가는 아내와 차를 마시면서 듣는 옛 노래, 어렵사리 틈을 내어 만난 옛 친구와의 한때 - 바라볼수록 소중해지는 재산들이다. 그것들은 우리가 망각의 세월에서 건진 보얀 순간들이다. 여러 해 뒤 문득 돌아보면, 모습이 흐릿해진 우리 삶에서 어쩌면 그것들이 오히려 또렷이 남았을지도 모른다. 큰 것들이 우리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한다면, 작은 것들은 그 삶을 즐길 만한 것으로 만든다.
--- <시를 사랑하는 사회> 중에서
사람에겐, 특히 나이 든 사람에겐, 하찮은 기억은 없다. 기억들이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이루므로, 하나의 기억이 사라지면, 그만큼 그의 삶도 정체성도 줄어드는 것이다. 기억의 지평 너머로 기억의 기억만이 아른거릴 때 우리가 느끼는 아쉬움은 잃어버린 자신의 한 부분에 대한 그리움이다.
--- <내 마음속 풍경> 중에서
현명하고 용감한 세헤라자데처럼, 사람은 이야기를 통해서 어른거리는 죽음의 그림자를 밀어내고 살아간다. 날마다 열심히 살고 그 하루에 관한 이야기를 자신과 남에게 들려줌으로써 또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올해는 힘든 해가 되리라고 모두 얘기한다. 이럴 때 요구되는 것은 ‘조심스러운 낙관’이다. 우리는 우리가 이룬 것들에 바탕을 두고서 또렷하고 건강한 한 해의 이야기를 써나가야 한다.
--- <새해의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