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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불교 > 불교 문학
· ISBN : 9791155800119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14-03-27
책 소개
목차
동곡 일타 스님
문을 여니 꽃이 웃으며 다가오고 15
월명사
제망매가祭亡妹歌 18
진각 혜심 스님
물 밑의 그대를 우연히 만나 20
은하수 길어다가 차를 달이니 22
두견새 울음소리에 산 빛이 깊어지고 24
뜰에 꽃잎이 가득히 쌓이네 26
원감 충지 스님
깊은 봄날 찾아오는 사람은 없고 28
귀촉도 홀로 제 이름을 부르네 30
백운 경한 스님
하늘이 돌사자를 낳아 32
이 몸 가고 옴에 본래 뜻이 없는데 34
인생살이 칠십년은 36
태고 보우 스님
부질없음을 늙기 전에 깨달아야 38
태고의 즐거움에 취하라 40
나무소는 봄바람이 되어 42
없고도 없는 이 무엇인가? 44
붉은 해는 서산에 지고 46
나옹 혜근 스님
붉은 단풍잎마다 조사의 뜻은 드러나고 48
꽃들의 미소拈華微笑 50
찾으면 흔적이 없네 52
온 우주가 고향 아님이 없네 54
함허 득통 스님
본래 한 물건도 없나니 56
누가 청풍명월淸風明月을 팔았는가? 58
오늘 아침 육신을 벗으니 60
벽송 지엄 스님
꽃 웃음 뜰 앞에 흩날리고 62
뜬구름이 햇빛을 가리니 64
봄새는 홀로 이름을 부르네 66
일선 휴옹 스님
문을 나서기 전에 고향에 이르렀나니 68
허응 보우 스님
기다리고 기다리다 기다림마저 없는 곳 70
인생은 광대놀이 72
서산 청허 스님
가락은 끝났으나 그 정은 남고 74
꽃잎만 빈집으로 찾아들고 76
밤은 깊어도 그대는 오지 않고 78
팔만대장경이 본시 하나의 빈 종이였네 80
흐르는 물은 말이 되고 산은 몸이 되어 82
아름다운 가락은 하늘로 올라가고 84
화로 위에 내린 한 점 눈송이 86
정관 일선 스님
평생 동안 쏟은 말이 부끄럽네 88
부휴 선수 스님
한 잔의 차와 한 권의 경전 90
오늘 아침 이 몸 벗고 근원으로 돌아가네 92
청매 인오 스님
눈 쌓인 빈 뜰에 붉은 잎 떨어지고 94
꽃 들고 웃을 때 이미 일을 그르친 것 96
지옥에 들어가도 고통이 없네 98
기암 법견 스님
떠난 이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네 100
육신과 이별하며 102
고한 희언 스님
내 뼈와 살을 숲속에 버려라 104
소요 태능 스님
그림자 없는 나무를 심고 나서 106
진흙소가 눈길을 걷네 108
입 벌리면 그대로 목이 잘리네 110
중관 해안 스님
곧바로 저 허공을 꿰뚫어 부수었네 112
편양 언기 스님
그대 창문을 달빛이 엿보고 있네 114
월봉 무주 스님
얼굴 없는 늙은이가 환히 웃네 116
월저 도안 스님
가지마다 꽃잎은 지고 118
설암 추봉 스님
개울물이 팔만대장경을 누설하네 120
무용 수연 스님
조주는 무슨 까닭으로 잣나무를 탓하는가? 122
환성 지안 스님
산새는 창 밖에서 산 사람을 부르네 124
오암 의민 스님
꿈속에서 서방정토를 걷네 126
보월 거사
온 누리가 꿈꾸는 집이니 128
경허 성우 스님
일 없는 가운데 일이 있다 130
눈에는 강물소리 급하고 132
할喝 소리에 물소리 끊어지고 134
콧구멍 없는 소 136
만공 월면 스님
육신을 벗고 어디로 가는가 138
먹지 못한 두견이 솥 적다 우네 140
한암 중원 스님
바위 아래 물소리는 젖는 일이 없어 142
효봉 찬형 스님
바다 밑 제비집에는 사슴이 알을 품고 144
한평생 내가 말한 모든 게 군더더기네 146
경봉 원광 스님
진흙소 거꾸로 타고 꽃 한 송이 들었네 148
새는 춘정을 못 이겨 우네 150
향곡 혜림 스님
천경만론은 이 무슨 물건인가 152
돌 사람이 장작을 패고 154
성철 퇴옹 스님
동쪽 집에 말이 되었는가 서쪽 집에 소가 되었는가 156
황하의 물결이 곤륜산을 후려치니 158
한평생 사람들을 속였으니 160
고봉 원묘 스님
올 때도 죽음의 관문에 들어오지 않았고 162
곡천 대도 스님
천당으로 가지 않고 지옥으로 가고 싶네 164
대혜 종고 스님
이렇게 왔다 이렇게 간다 166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람은 누구나 죽음이 다가오는 공포를 느끼게 돼 있다. 시간과 공간 속에 생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수행자라면 생사가 어디에 존재하겠는가?
연못가에 홀로 앉았다가 물비늘에 비친 스님의 모습을 본다. 그 순간 시적 화자는 물가에 비친 스님을 보고서 그저 묵묵히 웃을 뿐이다. 자기 자신을 보고서 아는 체를 하는 것도 겸연쩍기 때문이리라. 도저하고도 선의 예지와 직관이 겸비된 선시라고 할 수 있다.
절대고독 끝에 깨달음을 얻은 이가 아니면 쓸 수 없는 시일 것이다. 시인은 비움을 통해서 초극의 경계에 들고, 그리하여 대상으로 존재하던 타자들과 하나가 된다. 그래서 시를 쓰려면 구체적인 형상을 초월해야 한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