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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55813928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1-09-10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우리는 여전히 그곳에 갈 수 있다 (전민희 작가)
〈오즈의 마법사〉
머리말
회오리바람
먼치킨을 만나다
허수아비를 구한 도로시
숲속 길
양철 나무꾼 구출
겁쟁이 사자
위대한 오즈에게 가는 길
위험한 양귀비 꽃밭
들쥐 여왕
문지기
오즈가 다스리는 멋진 에메랄드시
못된 마녀를 찾아서
친구들을 구하다
날개 달린 원숭이
무서운 오즈의 정체
위대한 사기꾼의 마술
열기구 띄우기
남쪽을 향해
전투적인 나무의 공격
우아한 도자기 나라
동물의 왕이 된 사자
콰들링 나라
착한 마녀 글린다가 도로시의 소원을 이루어주다
다시 집으로
책속에서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점차 그런 확신을 금지당하고, 나도 곧 뛰어들 예정이었던 비밀과 모험을 알레고리로 읽으라는 권유를 받는다. 한때 그토록 강력한 존재감을 가지고 베일 너머에서 빛나던 이야기는 죽은 요정처럼 불빛이 꺼져 책갈피 속에 갇힌다. 판타지에 빠져드는 건 현실 도피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불만스러워 한때는 환상의 실용적 가치를 옹호해보려 애쓴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슬슬 이런 기분이 든다. 내가 도망가겠다는데 어쩔 거야?
어린 시절 나를 ‘세 걸음 위’로 날아오르게 해주었던 이야기들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흥미롭게도 이 이야기들은 내 기억처럼 보편적이지 않았다. 오늘날 쉽사리 떠올리는 환상 세계의 이미지는 많은 부분 영화에서 왔을 텐데, 그런 영화의 원전이었을 고전 동화들 또한 익숙한 이미지의 재탕이려니 섣불리 예단했다가는 흠칫 놀라게 된다. 원액답게 개성이 넘치고, 각 시대의 특수한 무늬가 새겨지고, 재치 있는 디테일로 가득한 이야기들이다. 뭉근한 단맛이 아닌 칼칼하고 또렷한 맛이다.
도로시 일행이 거쳐가는 오즈 세계의 이곳저곳은 연극 무대처럼 장면별로 집약적 개성이 부여되어 있어서 오늘날의 게임 필드 디자인과도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만큼 현대적이다. 덕택에 여기저기에 다양한 정체성의 인물들을 흩뿌려놓아도 플레잉 카드들처럼 다채롭게 조화된다. 이 놀랄 만한 확장성을 보면 이 작품이 십수 권의 시리즈로 이어진 것이 우연은 아니었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