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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법과 생활 > 법률이야기/법조인이야기
· ISBN : 9791156020592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4-06-09
책 소개
목차
서 문 07
1 ‘열정’으로 일하고
1. 김경준 송환 작전(1) - 왜 하필 지금? 15
2. 김경준 송환 작전(2) - 숨바꼭질 22
3. 김경준 송환 작전(3) - D-day 31
4. 굴레치기 43
5. 공판의 추억 51
6. 불에 탄 ‘꿈의 궁전’ 59
7. 사체는 말한다 68
8. 공안검사의 비애 75
9. Common Goals (공통의 목표) 84
10. 가방모찌(1) 97
11. 가방모찌(2) 104
12. 벤츠를 뺏어라 114
13. 복수 123
14. 단골손님 130
15. 검사는 외로워 139
16. 협상의 유혹 152
2 ‘긍정’으로 살아간다
17. 초대 직선제 학생회장 165
18. 귀순용사의 꽃다발 174
19. X세대 185
20. 고시생에서 사법연수원생으로 193
21. 39개월 군 생활 201
22. 사투리의 묘미 210
23. 검사와 시나리오 218
24. 고소하는 마음 226
25. 용서하는 마음 233
26. 구치소에서 하룻밤을 239
27. 고향의 봄 247
28. 부러진 칼 255
29. 인연 262
30. 박수 칠 때 떠나라 271
31. 슬픈 수사 286
출간 후기 300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러나 평검사로 10년, 부장검사로 5년을 쉴 틈 없이 달려온 지난 길을 돌아보면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사건이 당사자로서는 일생에 한 번 겪을 중요한 사건이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사건을 파헤쳐가는 것이 대부분 검사의 삶입니다. 한사코 범행을 부인하는 범죄인과 씨름하여 죄에 합당한 벌을 받게 하고, 범죄 피해자의 편에 서서 복잡한 기록과 싸우는 직업. 그리고 그 속에서 보람을 찾고 동료들과 애환을 나누는 것이 대다수 검사들의 생활입니다. 저는 이런 평범한 검사의 이야기들을 딸에게 더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짧은 말로써 설명하기 힘든 검사 시절의 인상 깊었던 사건들, 그리고 나의 검사 생활을 돌이켜 ‘열정적’으로 또 ‘긍정적’으로 살고자 했던 순간들을 다시 글로 써보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써서 모아보니 검사들이 어떤 보람으로 살아가는지 궁금해하는 분들, 또 검사란 직업을 꿈꾸면서 검사로서의 삶을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들려드릴 만한 이야기들이 부족하나마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LA 현지에서 이런 확인을 받지 못하고 있던 국내 취재진 중 일부는 그날 오전에 출발했던 KAL 항공기에 김경준이 없었음을 확인하고, 아시아나 항공편을 강하게 의심하여 비행기까지 동승했던 기자들도 있었는데, 이들도 비행기 안에서 벙커 안에 꽁꽁 숨어있는 김경준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다만, 일부 방송사에서는 김경준이 타고 있을 것이라는 강한 의심을 하고 특종으로 김경준과 함께 자사 방송국 취재진이 비행기에 동승했음을 보도하였다. 그런데, 비행기 안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김경준이나 호송팀으로 보이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자, “이 비행기 안에서도 김경준을 발견할 수 없다.”고 방송국 본부에 보고하였다. 국내에서 이 소식을 접한 언론사에서는 다시 법무부로 “이 비행기에 김경준이 타고 있는 것이 맞느냐. 우리를 속인 것이 아니냐.”고 항의를 하기 시작했다. 사전에 보고를 받은 검찰국장은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을 공개하겠다. 비행기에서 나오는 김경준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라고 여유 있게 확인해 주었다. 한국 시각 11월 16일 18시 30분. 인천공항에는 수사관들에게 둘러싸인 김경준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호송과정은 전혀 노출되지 않은 채 갑자기 국내 언론 카메라에 등장한 김경준. 김경준이 언론에 대고 자신의 입장을 떠들어대는 상황은 발생할 틈도 없었다. 그 이후 수사과정이나 재판과정에서도 김경준의 ‘폭탄선언’은 언론에 잡히지 않았다. 계획대로 조용한 송환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이다.
살인 사건 현장은 기록에서 볼 때와 직접 현장에서 볼 때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시각적인 공포보다는, 코와 피부로 느껴지는 매캐한 사체의 냄새와 음산한 분위기가 더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말없이누워있는 사체의 형태와 주변 상황을 보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가 영화의 한 부분처럼 머리를 지나간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괴한 분위기의 살인 사건 현장은 검사로서가 아니라 검사 시보로서 경험한 바 있었다. 사법연수원생 신분으로 부산지검에서 검사 시보(법률적 용어로는 검사 직무대리) 생활을 할 무렵, 옆 방 검사가 살인 사건 현장에 가는데 함께 가자고 연락이 왔다. 검사 시보들이 있으면 검사가 변사체 검시나 부검, 또는 살인 사건 현장에 갈 때 교육 차원에서 함께 가는 경우가 많았다. 태어나서 사람의 시체를 직접 보는 것을 처음 경험한 것이 그때였는데, 첫 경험 치고는 아주 제대로 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