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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6026495
· 쪽수 : 205쪽
· 출판일 : 2018-09-15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 5
제1부 • - 어머니와 가난 만경강 노을빛
간재미회 • 16
못밥(모내기 밥) • 18
어머니의 눈물• 20
길가 오두막 집 • 22
참외 • 25
장모님의 굽은 등 • 26
짬뽕 • 28
만경강 노을빛 • 30
인동초 • 32
겨울 • 34
제2부 • - 사랑 & 그리움 묵호항에 가고 싶다
가시버시 • 38
강 건너 등불 • 40
곰배령 • 42
당신은 참 좋은 사람 • 44
도영이 형 • 46
란 • 48
여승 • 50
수덕사 • 51
난향 • 52
꽃비 • 54
봉천동 • 56
봄비 • 58
국제원예사 • 60
묵호항에 가고 싶다 • 62
사진 • 64
제3부 • - 풍경 & 사물 동백
간절곶 등대 • 68
2호선 강변역 • 70
강원도 옥시기 • 72
꼬막 • 74
낙화 • 76
단풍 • 78
달빛 • 80
대나무 • 82
독곡군곡(獨哭群哭) • 84
동백 • 86
등산 • 88
마당바위 • 90
모란장 • 92
물안개 • 94
벚꽃들의 행진 • 96
북 • 98
분갈이 • 100
새 • 102
새들의 노래 • 104
수락산 • 106
수선화여, 수선화여! • 108
수평선 • 110
연싸움 • 112
영산강 일출 • 114
영춘화(迎春化) • 115
오이도 빨간 등대 • 116
종달새 노래 • 118
지공거사 • 120
징검다리 • 122
징소리 • 124
청학 • 126
하노이의 밤 • 128
당신은 멋쟁이 • 130
해남 그리고 남해 • 132
홍어 • 134
배롱나무 • 136
제4부 • - 사색 교회 종소리
갈무리 • 140
기적 1 • 142
기적 2 • 144
남자의 일생 1 • 146
남자의 일생 2 • 150
노년의 여유 • 152
노숙자 • 154
로또 • 156
마중물 • 158
백발 • 160
기도 1 • 162
기도 2 • 164
봄날은 온다 • 166
새벽바람 • 168
좋지 아니한가? • 170
엘리시움을 향하여 • 172
토렴(退染) • 174
토사구팽(兎死狗烹) • 176
교회 종소리 • 178
무지개 • 180
밤기차 • 182
봄맞이 • 184
새벽길 • 186
코스모스 •188
말뫼의 눈물이여 • 190
말이 씨가 된다지 • 192
긍정의 힘 • 194
아름다운 사람 • 195
인생은 마라톤 • 196
행복한 마을 • 197
행복을 부르는 주문 • 198
출간후기 • 200
저자소개
책속에서

「간재미회」
삼양동 산꼭대기 동네
대일고등학교 건너편
우리 어머니의 방
덕지덕지 썩은 판자
부엌문 열고 들어가면
쉰 살 늙은 아들에게
“웠다! 내 새끼야”
반기던 우리 어머니
삼양동 시장 까만 봉지에서
간재미 풀어 놓으면
번개 같이 빠른 손길 우리 어머니
식초 냄새 코를 찔러도
뿌리고 또 뿌리고
노란 양푼 가득 새콤달콤 간재미회
우리 모자가 제일 행복한 시간
“웠다! 눈이 뻔해진다. 괴기보다 맛있다.”
우리 어머니 볼이 부풀어 오르고
나는 속으로 울며 간재미를 뽈대기에 채웠다.
지금
그 어디에서도 맛 볼 수 없는 간재미회
우리 어머니 손맛을 누가 채우랴
「길가 오두막 집」
저 멀리 두륜산
산그림자 길게 드리우면
길가 오두막 집
검정고무신 아이는
오심재를 바라보며
어무니를 불렀다.
바람꽃이 전해오는 짙은 그리움
뒤안 대나무들의
소슬한 흐느낌.
그리움을 깨우는
또박또박 고무신 발자국 소리
아가!
어무니의 목소리는 늘 급했다.
아이는 눈물 콧물로
생선 비린내 어무니의 볼을 비볐다.
청상과부 우리 어무니는
생선 바구니에
자식들의 운명을 이고 다니며
한 맺힌 가슴앓이로 흐느끼는
앙상한 대나무였다.
호롱불 밝혀지면
생선 바구니에는
행복한 양식이 내려지고
그 비릿한 행복을 받아먹으며
아이는
세상을 버티는
또 다른 대나무가 되었다.
저 멀리 두륜산
산그림자 길게 드리우면
길가 오두막 집
검정고무신 아이는
오늘도
오심재를 바라보며
어무니를 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