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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56162940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3-03-20
책 소개
목차
1. 플라스틱에 한숨을 쉬다 … 9
2. 뜨개질을 다시 시작하다 … 20
3. 아름다운 사진을 보며 위안을 얻다 … 30
4. 손바느질로 마스크를 만들다 … 39
5. 청소도구를 바꾸다 … 50
6. 앞으로의 삶을 생각하다 … 60
7. 옛날 음식의 향수에 빠지다 … 73
8. 털실로 속바지를 뜨다 … 82
9. 고양이 시이를 떠나보내다 … 91
10. 퍼즐에 도전하다 … 106
11. 녹화해둔 TV 프로그램을 보다 … 114
12. 새 컴퓨터를 연결하다 … 125
13. 30년 만에 신문을 구독하다 … 134
14. 유튜브로 세상을 바라보다 … 142
15. 기모노를 꺼내 펼쳐보다 … 151
16. 요리책 읽기에 빠지다 … 160
17. 나에게 자극을 주는 노래를 듣다 … 170
18. 노인 간병 문제를 생각하다 … 178
19. 필요 없는 물건을 정리하다 … 186
20. 옛집을 청소하며 추억에 잠기다 … 194
21. 버리고 줄이는 삶을 실천하다 … 204
22. TV가 있는 생활로 돌아가다 … 213
리뷰
책속에서
나는 성격상 날카롭게 신경을 곤두세우며 기를 쓰고 지키는 스타일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그로 인한 약간의 불편함을 즐기는 정도다. 하지만 플라스틱이나 과잉 포장이 생활 속에 끊임없이 침투해오는 걸 보면 이젠 한숨이 나온다. (중략) ‘소수의 사람만이 완벽하게 탈 플라스틱 생활을 실천하는 것보다 불완전하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생활 속 탈 플라스틱을 실천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나 혼자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는 게 아닐까’ 싶던 참이었는데 그 글을 읽고 ‘나처럼 이렇게 하는 것도 괜찮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다.
그냥 멍하니 앉아 있기만 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눈앞에 있을지라도 손을 뻗지 않으면 잡을 수 없다. 눈앞에 없는 것이라면 찾아다녀야 한다. 이런 수고를 들이지 않으면 아무도 거저 주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을지 알 수 없는 이 세상에, 비교적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더라도 자기 자신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꽤 많다.
요즘엔 할 수 있을 것 같던 것들이 안 돼서 속상했는데 이건 아예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지난번에 산 뜨개질 책 중에 몇 가지 마음에 드는 무늬를 골라 좀 더 굵은 실로 전체 230코 정도인 도안을 그리기 시작했다. (중략) 시험뜨기를 해보니 캐미솔의 하늘거림은 사라진 평범한 니트 속바지가 되어버렸다. 잡지에서 본 그 이미지가 아니었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다. 익숙한 방식과 익숙한 실로 캐미솔을 뜨자, 엄청나게 따뜻하고 엄청나게 촌스러운 속옷 한 벌을 만들자, 그렇게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