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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56223085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7-09-0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4
첫번재 이야기 한그리(hungry) - 8
두번째 이야기 야구가 꿈이다 - 46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그리는 그의 이름에 걸맞게 배고프다. 그가 내려가고 있는 지하철 계단의 노숙자처럼 뱃속이 비어서 고픈 게 아니다. 다정하게 걸어가는 연인이 부러울 만큼 애정결핍도 아니요, 엄마 손잡고 폴짝폴짝 뛰는 아이 같은 부모 사랑이 고픈 것도 아니다. 단지 그는 돈에 고프다. 대기업의 회사원인 그리는 돈에 고파하고 있다. 그가 가난에 쪼들려 심한 고통이나 압박을 받아서가 아니다. 내일 당장 일을 때려치운다 하더라도 얼마간의 사치는 가능하다. 그렇다면, 그리는 왜 돈에 고파할까? 그리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그리는 자존심이 상했다. 현재의 행복보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자신이 옳은 길을 걸어왔다고 믿고,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자신의 계획에 쏟아 부어왔다. 그는 자신의 인생이 완벽하다고 믿어왔다. 현재의 고생은 미래의 행복을 위함이라는 희망이 어느 정도 현재를 즐겁게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리는 자신이 행복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왜 사는지 대답할 수조차 없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지금은 꿈을 안고 있으니 ‘당연히 일 자체가 행복’이란 걸 형도 잘 알면서 무슨 말이냐고 큰소리로 대답해야 하는데 우물쭈물했다. 가슴 저 밑에서부터 뜨거운 화가 불덩어리처럼 치밀어 올랐다. 행복하냐는 질문에 당당하게 ‘그렇다’고 대답이 나와야 되는 것 아닌가? 지금의 고생은 미래의 행복을 위한 준비 단계니까 당연히 즐겁고 행복해야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데 그리는 지금 행복하냐는 형의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왜? 굳이 왜 쟤지?”
“체격이 왜소하지만 숨겨져 있는 능력이 있을 것 같아. 아니면 그 선배가 추천했을 리가 있겠냐.”
“막 투시 같은 거?”
아이들이 낄낄대며 웃었다. 그러나 곧 코치의 진지한 얼굴 표정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최 코치가 말을 이었다.
“여러분도 알겠지만, 현종은 야구에 적합한 체격은 아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아직’ 아닌 거다. 준성이가 현종이의 가능성을 보았고 나는 그를 믿는다. 하지만 현종이는 아직 나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만난 지 몇 분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현종이에게 너희와 함께 경기를 시킬 것이다. 그리고 하는 것을 지켜봐서 합류를 결정할 생각이다. 이상.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