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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6344179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20-08-01
책 소개
목차
펴내는 글 4
추천사 6
작품 해설 293
1부 성장의 풍경
세 가지 기억 15
첫 창작품 23
어린 날에의 단상 30
서울 아이 37
만남에 대한 상념 50
터널 속의 3년 60
문학청년 시절 69
우리의 사랑법 76
2부 교사 시절 이야기
교사 초년생 81
위법 행위와 그 수난사 87
지하실 배변 사건 95
휴대전화기 찾기 작전 104
‘까사모’에서의 퇴임식 112
‘모험놀이상담’의 매력 118
캄보디안 제자들 124
3부 가족 사랑
10개월의 역사 135
용감한 아들 144
아버지와 아기 양말 151
아름다운 사람 159
독대와 아리와 멜 그리고 심바 166
4부 나의 정원
운전면허증 취득 도전기 179
여행과 Vagabondo 189
‘어사이재於斯已齊’ 예찬 194
소향공원의 개犬판 201
고마운 분들 208
아파트의 독일가문비나무 217
무섬마을과 동전 지갑 224
연애를 해 보는 건 어떨까 231
숲 속에서 238
5부 캄보디아에서
나의 버킷리스트 245
「좋은나무국제학교」에 가다 251
한국어 수업 257
학교 짓기 266
부활절 예배와 달란트 잔치 273
애국자 되기 280
아, 앙코르와트여 286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두 번째 기억
어린 시절 나의 바닷가는, 길게 뻗은 백사장 위를 날고 있는 갈매기와 하얀 조약돌밭으로 기억된다.
우리 집은 바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햇살에 달궈진 조약돌 위는 빨래 건조장으로 안성맞춤이었다. 그곳은 습기가 적고 볕이 따가운 계절엔 흠씬 젖은 빨래까지도 바싹 말릴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석양이 물들어가는 정경과 각양각색의 펼쳐진 옷가지가 빚어내는 바닷가는 흡사 잘 그려진 풍경화였다.
여섯 살은 되었으련만, 그 바닷가에서도 나는 여전히 엄마에게 붙어있었다.
누워있는 어린것이 안쓰러웠던지 힘든 일을 하면서도 늘 등에 업고 계셨다. 마음은 마음대로 몸은 몸대로, 엄마는 참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때론 잠시 떼어 놓을 만도 하건만 항상 업고 무언가를 하시니 나의 어린 눈으로 보기에도 참 안되었었다.
그날따라 햇볕은 따사롭고 햇빛은 눈부셨고 파도는 투명했다.
“엄마, 나, 저 바다에 빠져 죽을까?”
분명히 설상가상이었다. 엄마는 화들짝 놀라고 계셨다.
“왜 그런 말을 해!”
“아구, 이렇게 매일 엄마 고생만 시키니까 그렇지…….”
“아냐, 그런 말 하는 거 아냐. 하나도 안 힘들어.”
그때 난 죽고 싶다는 말을 했다.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몰랐지만 죽는 게 좋겠다는 생각은 사실이었다. 엄마에게 너무도 미안해하는 여섯 살짜리의 심각한 진실이었고 진지한 고백이었다.
_‘세 가지 기억’ 중에서



















